전원주택·인테리어

전원주택 좀 팔아주세요!

웃는얼굴로1 2012. 1. 11. 01:53

김양수

 

필자는 업무상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토지답사를 하곤 하는데, 그런경우 혼자서 차를 몰고 나가다 보면 마치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온것이나 다름없는 망중한의 시간을 가끔 가지게 된다.
 

가끔 분위기가 있는 괜찮은 곳에 커피숍을 겸한 휴식의 공간이라도 보일라치면 열일 제쳐두고  잠깐의 여유와 호사를 부려볼만도 할텐데, 직업이 주는 팔자탓에 어쩔 수 없는 부동산입지 관점에서 커피숍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씁쓸한 미소가 떠오른다.
 
경치도 수려하고 공기도 너무맑고 누가봐도 한마디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이 공간의 주인장은 왜 이곳에 이런자리를 만들었을까라는 이유가 궁금해서 주위의 경치나 입지 그리고 미력하나마 풍수지리등을 토대로 생각해버리는 습성이 들어있으니 필자의 팔자에는 아무래도 망중한이라는 호사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 전원주택과 카페 등으로 유명한 경기도의 모처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참새의 눈에는 방앗간밖에 안보이듯이 필자의 눈에도 온통  농지를 형질변경해서 오래전에 지어진 전원주택이나 임야를 개발해서 여러필지로 나누어 전원주택이 듬성듬성 지어진 현장들이 먼저 보인다.
 

인근의  아는 지인의 중개업소에 들러 차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매물로 나와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전원주택을 계획하고 있는 도시민들의 매수수요는 꾸준하다고 하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매물로 나온 전원주택은 거의 팔리지가 않는다고 한다.
 

필자도 그 의견에 당연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필자에게도 많은 분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전원주택의 매각을 위한 상담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매매성사가 잘 안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의 전원주택을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의 트랜드는 생태와 건강과 휴양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곳에서 1년내내 생활을 하려고 하는 수요자들은 그리 많지않고 쉬는날 훌쩍 떠나와서 잠시 머무를수 있는 정도로서, 소규모의 생태주택을 원하고 있고,  가족건강에 도움이 되는 푸성귀를 수확하고 자급할수 있는 정도의 생활트랜드가 대세인 것 같다.

 

필자의 생각도 그들과 다름이 아니고 오히려 그들의 생각과 계획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도로상황이 아무리 발전해도 젊은세대는 그들의 주된 소득원이 도시에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나이가 든 세대일지라도 병원이 항상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올바른 모습으로 보인다.
 

현재의 전원주택트랜드가 이럴진대  기존에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전원주택을 잠시 살펴보면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규모 측면에서 너무 크게 지어져 있다. 대개가 벽돌과 시멘트로 된 건축자재이고 일부는 목조라고는 하나 조립식형태의 목조주택구조가 대부분이고 극히 일부가 많은 비용을 들여 통나무주택으로 지어진 곳이 있기도 하다.
 

무릇 주택이란 사람이 집을 비우는 일수가 많아짐에 따라 급격한 속도로 노후화되기 때문에 관리또한 상당히 어렵다.
 

면적이 넓다보니 긴긴 겨울동안 관리를 위한 연료비 또한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심야전력을 사용하던 곳도 많이 있었으나 이 전기요금 또한 예전만큼 그리 저렴한 수준은 아니라서 관리가 잘못되면 이래저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매도자는 자신의 토지가 대지인만큼 인근의 농지보다는 더 비싼 가격으로 매도하기를 원하고 거기에다가 주택건축당시의 건축원가를 더하고 또 그 가격에다가 약간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을 최소한 받고 싶어한다. 이는 누구라도 그러할 것이고 당연한 생각이다.
 

그러나 부동산거래라고 하면 당연 쌍방이 있는 것이라서 매수수요자는 소규모의 생태주택을 원하고 있으니 이미 지어진 큰 규모의 주택은 마음에 들수가 없어서 인근의 농지나 소규모임야의 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설령 기존에 지어진 전원주택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더라도  농지상태의 가격에다가 주택의 노후도를 감안한 감가상각된 주택가격을 원하고 있으니
매도자의 희망가격과 매수자의 희망가격에 대한 금액차이가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도 한때 전원주택에서 생활해 본적이 있기 때문에 나눌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지면관계상 소상히 이야기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무척 아쉽지만, 주된 소득원이 도시에 있는 사람이 전원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초기에 많은 비용을 들여서 시작하는 것만큼은 피하기를 바란다는 말은 꼭 전하고 싶다.
 

어려운 내용이 될수도 있겠지만 첨언한다면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와 비도시지역의 토지는 그 차이가 엄청나므로  농지나 임야의 취득에 관한 것이나 형질변경에 관한 내용이나 건축과 관련된 제반 인허가사항등을 쉽게 생각하다가는 시작도 해보지도 못한 채 주저앉아버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