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 지방 활황세..모델하우스 장사진에 '떴다방'도 등장
부동산 경기 활황 신호탄 여부 관심.."아직 신기루 불과" 지적도
(서울=) 홍지인 기자 =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오랜만에 온기가 돌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일부 지방 대도시에서는 새롭게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뜨거운 청약 열기가 나타나고 있고,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22일 문을 연 부산 당리동 푸르지오 모델하우스에는 첫날부터 3천여명이 넘는 손님이 몰리면서 입구에 장사진을 이뤘다.
대우건설 정일환 소장은 "쾌적한 상담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1회 입장객 수를 제한한 결과 500미터가량 줄을 서서 차례로 입장하고 있다"며 "주말 방문객은 하루에 4천~5천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람이 몰리면서 이 현장에는 속칭 '떴다방'도 10팀 정도 상주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동일주택이 최근 부산 정관 신도시에 분양한 정관동일스위트는 59㎡D형이 1순위에 4.5대 1로 마감됐고, 59㎡A형이 최고 12.28대 1을 기록하는 등 모두 1천7천58가구 공급에 3천343건이 접수돼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분양 소진도 빨라지고 있다. 해운대 일대의 주상복합아파트 미분양은 거의 소진됐고, 재개발 지역의 미분양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수도권에서도 인기 있는 단지의 모델하우스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우미건설이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한 '별내 우미린'은 396가구 모집에 495명이 접수해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3.3㎡당 분양가가 1천98만원으로, 주위의 비슷한 아파트보다 50만원가량 싸게 내놓은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앞다퉈 신규 분양에 나서고 있다.
한라건설은 이달 말 청주 용정지구에 짓는 1천400여가구의 한라비발디 아파트의 분양을 감행하기로 했다.
주택사업 담당자는 물론 그룹 정몽원 회장이 직접 청주시내 부동산 일대를 돌아보고 내린 결론이다.
회사 관계자는 "청주시내에 아직 다른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 있지만, 시장 조사 결과 부산 등 지방에서 불어오는 주택시장의 온기가 충청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단지라 부담은 있어도 청약결과가 그리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은 같은 날 청주시 율량2택지지구에서 칸타빌 아파트 903가구를 분양하며 한라건설에 맞불을 놓고, GS건설도 이날 부산 해운대에서 1천59가구의 해운대자이 모델하우스를 공개한다.
역세권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해서 뜨겁다.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분양한 서울 서초동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230실 모집에 총 7천521건이 접수돼 평균 3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당일 모델하우스에는 대기자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고, '떴다방' 등의 호객 행위도 일부 눈에 띄었다.
물론 이같은 현상은 특정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일 뿐, 주요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제로 청약률' 아파트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관심을 모으는 수도권에서도 여전히 대형 위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있는데다 다음 달 말 3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시작되는 등 아직 민간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부산을 비롯해 대전, 대구 등 수도권과 탈 동조현상을 보인 지역의 분양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지역 경제 활황이나 인구 증가 같은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 소형 아파트의 단기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신기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수도권은 8·29 대책 이후 거래량이 조금 늘긴 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분양시장이 살아나려면 보금자리주택 공급 이후 낮아진 분양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건설사들이 충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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