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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덕에 부동산시장 온기돌까

웃는얼굴로1 2010. 10. 11. 00:28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상향 돌파하면서 차익실현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8ㆍ29대책'을 내놓은 이후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만약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온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3거래일째 환매가 이어지는 등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강남구 재건축 매매가격이 8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다가갈수록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급매물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시작해 '집값 바닥 다지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주식형 펀드 3조9847억원 환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차익실현 자금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행진(상장 지수펀드 제외)이 지속되고 있다. 총규모는 3조9847억원에 달한다. 김민수 한국부동산자산관리사협회장은 "코스피지수가 1500~1600대에 펀드 가입 또는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1900~2000선에서 차익실현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지수가 1900~2000선 박스권에 움직인다면 차익실현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흘러들어와 급매물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실물경제의 선행지표인 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아직 '뭉칫돈' 수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차익실현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투자성격이 강한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포동 주공3단지 49㎡는 전월보다 1500만원 상승한 11억3000만~12억원, 주공1단지 42㎡는 1000만원 상승한 7억8000만~8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주식형 펀드 환매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 급매물 중심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서의 차익실현 자금이 어느 정도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주가와 부동산가격 관계는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주가가 아파트 매매가격에 3개월 선행한다는 가정 아래 2005년 이후 코스피지수와 수도권 3.3㎡당 매매가격 간 관계를 조사한 결과 상관계수는 0.68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0.6 이상이면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김주철 팀장은 "주가와 아파트 매매가격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기 때문에 통계상으로만 본다면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에 따라 앞으로 부동산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관건은 부동산시장 심리 회복

=그러나 아직은 본격적인 주택거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값 전망이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에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데는 한계가 많다는 전망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이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가 상승 등으로 인해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은 풍부하지만 문제는 부동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소장은 "지금은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며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시점은 집값이 상승하는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