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 바닥 찍었나

웃는얼굴로1 2011. 8. 5. 00:24

- 개포주공·가락시영 등 거래 늘고 호가 올라… 급매물 위주로 일시적 상승 지적도

오랜 하락세를 끝내고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단지 전경.
 
"지난 몇 달간 문의조차 찾기 어렵던 급매물들이 최근 2주 만에 대부분 소진됐어요."

 

최봉상 메가시티공인 대표는 한껏 들뜬 표정을 지었다. 송파 가락시영 단지 인근에서 중개업소를 하는 그는 최근 거래가 살아난 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다. 몸값을 낮춘 급매물이더라도 거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 큰 변화다.

 

최 대표는 "지난 넉 달간 꾸준히 가격이 빠져왔다"며 "바닥을 쳤다는 심리적 지지선이 투자자 사이에 형성된 것이 거래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동안 거래가 끊겼던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에 쌓여 있던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강남구 개포동 일대다. 지난 3월 개포지구단위계획이 나온 데 이어 주공2~4단지와 개포시영 등 7000여 가구에 대한 정비계획안이 속속 수립되면서 재건축에 속도가 붙은 덕분이다.

 

이창훈 개포동 남도공인 대표는 "최근 주공아파트와 시영 등지 급매물이 많이 소진됐다"며 "서울시의 개포지구단위계획 심의 통과 후 거래가 잠잠하다가 최근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시세 또한 주공2단지 23㎡가 7월 초순 5억2000만원 선에서 최근 5억4000만원 선까지 오르는 등 한 달 만에 평형별로 2000만원가량 뛰었다.

 

서초구 역시 매도호가가 소폭 오름세다. 잠원동 한신2차 99㎡가 10억~11억5000만원, 대림 112㎡가 9억9000만~10억5000만원 선으로 한 달 만에 1000만원 안팎 상승했다.

 

송파 재건축 단지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가락시영은 한 달 전 5억원대 중반에서 거래된 1차 49㎡ 호가가 5억8000만원까지 오르는 등 가구별로 많게는 3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

 

강동구에서는 둔촌주공 등 보금자리지구와 멀리 떨어진 단지의 반등세가 감지된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20여 건이 넘는 매매거래가 성사돼 전달 대비 거래량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강남권 재건축은 0.56% 올라 지난 2월 말 이후 22주 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닥터아파트 역시 7월 들어 송파구 재건축 시세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힘을 싣는다.

 

개포발 호재와 더불어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ㆍ완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건축시장에 드리웠던 장기 침체의 그늘이 걷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세 상승의 신호로 보기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이창훈 대표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고 시세 상승 역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린 덕분이라 실제 가격이 올랐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개포지역 대다수 단지가 아직은 추진위원회 단계로 조합 설립을 거쳐 철거ㆍ착공에 이르기까지 3~4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아울러 보금자리주택 여파로 강동권 재건축 단지들의 하락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금융권의 금리 인상 기조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다수의 재건축단지가 2006년 10월 고점 대비 15% 전후로 떨어졌고 개포지구를 중심으로 정비사업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걷혀 상승 여지가 있다"면서도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장기적인 부담이 커 당분간 강보합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