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 #1

웃는얼굴로1 2010. 10. 5. 11:49

김부성

 

전세 만기때 유입되는 전세인상분 현금을 노려라!

 

“소장님, 아무래도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집값은 떨어지는데 대출이 많아 부담이 됩니다. 대출금과 전세금 빼면 많이 남는집도 아닌데, 이번 기회에 아파트 팔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구입해서 수익형으로 갈아타고 싶은데, 아파트는 이제 한물 간것같기도 하고 대출금도 오른다고 하고 이러다 정말 집값이 더 떨어지면 양쪽(살고있는 집과 전세준 집)에서 쫄딱 망하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강남에 사는 필자의 고객이 월드컵 막바지던 6월말에 문의를 해왔다.

“전세준 시점이 금융위기이후에 주신거 아닌가요?”

“네, 금융위기 터지고나서 몇 달 있다 작년 2월달에 전세를 줬으니까 8개월정도 있으면 전세가 만기가 됩니다”

“사장님이 집을 파시려고 하는 이유가 두가지인데, 한가지는 대출이자 부담 때문에 그런것이고 다른 하나는 집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것이라고 예상하기때문인데, 집값은 휴가철이 끝나는 8월말에는 서서히 하락세를 멈추고 바닥을 다지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대량으로 물량 폭탄을 쏟아내는 수도권과 강북구 일대 뉴타운등의 입주가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므로 빠른 반등은 아니겠지만 바닥은 다지는 시기가 될것입니다.

그리고 대출이자 부담은 금리가 제한적으로 인상될수밖에 없어서 아직은 버틸만 하실것같은데요. 만약 대출이자가 부담되시면, 8개월만 버티십시오. 전세금이 현재 1억5천이상은 올라있습니다.

전세만기시에 새로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시세대로 받고 현금을 비축하시거나 전세금으로 은행대출을 상환하여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십시오. 그리고 지금은 월드컵비수기에, 휴가철비수기가 겹쳐 집을 내놔도 팔리지도 않습니다. 내놔도 안팔리는데 내놓을 이유가 없습니다. 전세금을 수혈받아 급한불을 끄시면 됩니다.

전세가격은 내년에는 강남4구에 입주물량이 고작 1천여가구에 불과해 전세가격은 떨어지지 않을겁니다”

“전세도 빚 아닌가요?”

“빚은 빚이지만 급한 빚은 아니지요. 전세가격이 폭락한다면 급한 빚이 되겠지만 전세만기시에는 다른 임차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므로 전세금은 빚은 빚이되, 사실상 체감적으로 크게 부담을 느끼는 빚은 아닙니다.

현금흐름상으로 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약간 마이너스가 되거나 소폭 플러스가 되거나 하는 정도의 리스크가 적은 안정적인 빚이지요.

크게 두려워할게 없습니다. 더구나 전세금이 억단위로 올라있는 지금상황에서 내지갑에 현금이 그만큼 무이자로 들어오는것이니 이는 시장회복을 기다리며 한번 해볼만한 싸움을 하는데 군수물자가 되어줄것입니다. 몇 개월후에 현금이 들어오는데, 지금당장 이자 때문에 팔리지도 않는 집을 헐값에 내놓는것은 안된다고 봅니다. 제말대로 버티시지요”

“저도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안한건 아니지만, 소장님 말씀을 들으니 안심이 되기는 하네요. 말씀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처럼 집가진 하우스 푸어들이 가장 많이 부담을 느끼는건 역시 대출금에 대한 압박과,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압박이 가장 크다. 전화상담이나 방문상담의 경우 위와 같은 상담이 주를 이루고 있는것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일시적인 시장침체로 하우스 푸어가 된 사람들에게는 가장 무서운것이 전세가의 동반하락이다. 집값은 떨어지는데, 전세가도 떨어지면 1주택이상을 전세를 주고 있는 하우스푸어들에겐 그야말로 청천벽력이 아닐수 없다.

과거 외환위기당시 주택임대사업을 했거나 전세를 끼고 다주택을 보유했던 사람들은 집값과 전세가격이 동시에 동반폭락하면서 파산에 이를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요구에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목숨을 끊은 사례도 적지않게 있었다.

대출금리는 20%대를 넘고, 전세가격은 폭락하면서 집값까지 폭락하자 만기가 도래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해주거나 새로운 세입자를 기존세입자가 지불한 가격으로 구하는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파산이 불가피했던것이다.

이처럼 하우스 푸어 1세대의 대표적인 수난시대가 바로 외환위기당시였다. 그 위기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하우스 푸어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그 반대가 되었지만, 여하튼 현재의 하우스 푸어들에겐 전세가격 하락이 없는 상태여서 천만다행이라고 할수 있고,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거나 상승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그나마 버틸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것이다.

이는 2010년 8월9일에 발표된 국민은행 전세가격(서울)변동률을 보면 쉽게 이해할수 있다.

예컨대 서울지역에서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위기감이 최고조로 달하던 2008년 12월15일의 전세가격을 100으로 놓고 볼때 이후 서울의 광진구와 영등포구, 성동구, 송파구등의 전세가격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며 2010년 8월중순 현재 110을 넘어 123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이는것을 알수 있고, 전세가격 상승률이 가장 낮은 은평구나 금천구 도봉구등의 지수도 2008년 12월보다 높은 105~114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2008년 12월에 전세계약을 했던 집주인들의 경우 4개월후인 올 12월 중순경에는 전세금인상분의 현금이 상당한 액수로 유입되는것이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없던 현금이 수중에 고스란히 들어오는데 집을 처분할 이유가 없다. 위 수치로만 보면 피상적이라 실감이 나지 않을수도 있을것이다.

이해를 돕기위해 예를 들어보자. 2008년 12월 강남의 반포래미안퍼스티지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대거 미분양이 났다. 계약자들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잔금을 치르거나 잔금이 부족하면 전세금을 받아 잔금에 보탰는데, 당시 전세가격은 전용 85㎡(34평)의 전세금은 3억원이 될까말까였다.

대출이 많은 경우에는 급하게 내놓느라 2억5천에 내놓는 사람들도 있을정도로 전세가격이 바닥을 기고 있을때였다. 그러나 이후 금융위기를 넘기면서 작년1월부터 점차 매매가가 반등하기 시작하고 그동안 금융위기에 놀라 전셋집을 새로 구하지 않고 부모님집에 더부살이하던 전세수요자들이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가격도 강남권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전반에 걸쳐 상승하기 시작했다.

래미안퍼스티지 계약자들중에는 너무 싼 가격에는 전세를 주지 않겠다고 버티던 집주인들의 경우 한두달 늦게 전세를 주었지만 급하게 입주시점 전세를 준 계약자들에게 비해 최소 1억원이상의 전세금을 더 받을수 있었다. 2010년 8월현재 래미안퍼스티지의 같은면적 전세가격은 대략 8억원에 육박하며 이마저도 매물이 나오면 바로바로 소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전세금을 2억5천~3억원을 받아 잔금을 치르고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의 대출을 받아 대출이자부담을 느끼던 집주인들이 이제는 불과 몇 개월만 지나면, 대출금의 대부분을 갚아버릴수 있는 현금이 전세재계약을 통해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면서 전세금형태로 유입된다.

대출이자부담이 갑자기 급격하게 줄거나 아예 없어져버리는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집을 시장에 내놓을이유가 있겠는가! 현재 매매가는 래미안퍼스티지나 반포자이의 반포일대 랜드마크급 새아파트의 시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하락폭이 미미하거나 변동이 없는 상태다.

전세가격 상승은 비단 강남 특정단지나 서울지역에만 국한되는것이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대규모 비상한제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의 경우 전세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앞선 장들에서 설명했듯이 이들 물량들도 어떤 형태로든 소화가 될수밖에 없고 아무리 늦어도 내년상반기내에는 대부분 소화가 될것이 명백하다.

이들 첫 입주하는 집주인들의 경우에도 대출과 낮은 전세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결국 입주물량이 급감하는 내년과 내후년(내후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로 시장이 지금과는 사뭇다를것이 확실시된다)에는 전세난이 불가피하여 이들 첫 전세를 주는 집주인들도 시간을 조금 버티면 전세금인상분이 현금으로 유입될수밖에 없는것이다.

따라서 전세금 상승분의 현금을 노린다면 하우스 푸어들에게는 전세상승분이 든든한 병참기지역할을 하면서 괴물같은 시장침체에 맞서 싸울 힘을 얻을수 있게 된다. 사실 집값이 대세하락으로 기울려면 전세가격도 같이 하락해야 하지만 전세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정부는 전세가격 폭등을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DTI규제로 억누르고, 보금자리라는 실체없는 괴물을 동원해 실제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에게까지도 무차별적으로 구입을 연기하도록 강요한 보금자리발 공급폭탄 협박은 이미 그 약효가 거의 다 소진된 상태여서 잠재된 매매, 전세수요자들이 살아나면 실수요 시장인 전세시장의 불안은 가속화될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하우스 푸어들의 경우 전혀 겁낼것이 없다. 향후 주택시장은 시간과의 싸움이 될것이지만 인내해야 할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앞선절에서 설명한바 있듯이 하우스 푸어론이나 하우스 푸어 시대는 유효기간 6개월에 불과한 통조림과 다를 바없다.

[자주 묻는 의문점 Q&A]

Q: 전세가격이 하락이라도 하면 더 큰 손해를 볼텐데, 지금 집을 파는편이 차라리 더 낫지 않겠는가?

A: 전세가격 하락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상승가능성이 높을뿐만 아니라 현재는 이미 2년전에 비해 전세가격이 상승한 상태여서 다시 2년전 가격으로 하락하려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상당한 악재가 새로 출현해야 하는데, 현재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 중요한 건 2년전보다 전세가격이 상당히 올랐고 전세만기는 얼마 남지 않아 현금유입이 눈으로 보인다는점이다. 전세를 갱신하고 현금을 받아 버티는 편이 현재 거래도 뜸한 침체기에 헐값으로 물건을 던지는 것보다 100배 현명하다.

-본 칼럼은 필자 저 [하우스 푸어에서 살아남는 법](8.31출간) 제 4장에서 발췌한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