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 주인집 면적제한 풀린다

원룸형 전용 50㎡ 이하 규제
"자기 집 허물고 살기엔 좁아"
7~8월만 2600채…공급 가속

입력: 2010-10-03 17:33 / 수정: 2010-10-03 19:17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더라도 집주인이 사는 공간은 면적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진은 최근 완공된 서울 휘경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마이바움 휘경' 모습. /한경 DB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주가 해당 주택에 직접 거주하면 1채에 한해 주택 면적을 제한받지 않게 된다. 이에 따라 단독주택 등 땅주인들도 도시형 생활주택 건립에 대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국토해양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는 도시형 생활주택 건립을 통해 도시지역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집주인이 사는 도시형 생활주택 1채에는 면적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고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집주인이 직접 살지 않고 분양하는 형태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보완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주택건설기준은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선 전용 50㎡ 이하, 단지형 다세대주택형은 전용 85㎡ 이하로 각각 면적을 제한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 자신이 살던 단독주택을 허물고 원룸형을 지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집주인 입장에선 전용 50㎡ 이하 주택에 거주하기 힘들어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을 기피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에 한해 면적 제한이 폐지되면 도시형 생활주택 건립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 평균 667채에 그쳤던 도시형 생활주택 인 · 허가 건수는 지난 7월 1162채,8월 1428채로 크게 증가했다. 하반기 월 평균 인 · 허가 건수는 1265채로 상반기에 비해 598채, 89.7% 늘어난 수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30채 미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건축허가만 받아도 되고, 상업 및 준주거지역에서 상업시설과 함께 지을 수 있도록 지난 7월부터 규제를 완화한 이후 인 · 허가 건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도시형 생활주택 2만채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상반기까지 4000채에 그쳤다. 규제완화 이후 사정이 달라져 2개월간 2600여채 늘었다.

국토부는 인 · 허가 신청 뒤 심사 중인 물량이 지난 7월 1922채에서 8월 2931채로 증가하는 등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 규모를 현행 150채 미만에서 300채 미만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공급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 · 허가를 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원룸형이었다. 6590채 가운데 원룸형은 84.2%인 5547채, 단지형 다세대는 11.1%인 729채, 단지형 연립 등은 4.7%인 314채였다.

서울에선 성북구 237채, 관악구 206채, 구로구 199채, 동대문구 195채 등 도심 역세권과 대학 주변, 산업단지 주변 등 임대수요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건설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