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여사는 서울 서초동에 집을 새로 짓고 이사한 지 3년이 지나 직장암에 걸려 사망했다. 직장암에 대한 가족력이 없었고, 식생활도 육류보다 채식을 즐겼던 터라 가족들은 더욱 비통해 했다. T여사가 살던 집터를 구석구석 살펴보니 그늘 막 뒤에서 닭을 노리는 살쾡이처럼 질병의 징조가 도사리고 있었다. 이 집은 북쪽의 산이 뒤를 막아주고 남쪽은 트여 전망이 좋다. 그러나 바위 언덕이 있는 경사진 뒤쪽과 집이 들어선 터 사이에 축대를 쌓았는데,축대 모양새가 반듯한 일직선이 아니고 모로 꺾인 형태다. 집 앞 쪽의 토지는 굴곡이 더욱 심해 택지 생김새가 매우 불규칙하다. 이처럼 요철(凹凸)이 심한 터에 지은 집, 게다가 남서쪽이 오목해 토지 예각이 집을 찌르는 형태면 심한 흉상으로 본다.
땅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들이 거주하고 활동하는 근원이며 터전이다. 토양과 형태에 따라 사람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몸과 그가 태어나 자란 고장의 토양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가 자란 고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먹고 살아야 건강에 이롭다는 뜻에서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이 생긴 연유다.
토양만 그런 게 아니다. 못 생긴 땅은 못 생긴 것에 끝나지 않고 사람에게까지 흉한 기운을 미친다. 토지 모양은 어느 곳 하나 특별히 내밀거나 이지러진 곳 없이 사방이 똑바르면 길하고,반대로 토지가 들쑥날쑥하고 굴곡이 지면 흉하다. 그 위에 지어진 건물은 어느 방위는 이가 빠지고 어느 방향은 이지러지거나 튀어나와 건물 상이 흉측하게 변한다. 가장 꺼리는 것은 간방(艮方 · 북동)과 곤방(坤方 · 남서)이 들쑥날쑥한 토지다. 간방은 귀문(鬼門),곤방은 이귀문(裏鬼門)이라 해서 귀신이 출입하거나 또는 귀신이 사는 방위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전통적으로 간방과 곤방을 흉한 방위로 여기는 데엔 상당한 이유가 있다. 세상에 원한을 품었거나 인간을 해코지하는 귀신들은 동쪽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도삭산(度朔山)에 모여 산다. 이 산에는 한 그루의 복숭아나무가 서 있다. 이 나무의 가지는 북동방으로 3000리나 길게 뻗었는데,이 가지를 따라가면 이승과 연결된 귀문(鬼門)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북동방을 귀방(鬼方)이라 부르고 귀신이 들고나는 방위라고 해서 매사에 꺼린다.
남서방 역시 같은 이유로 터부시한다. 또 중국의 기상을 감안할 때 겨울에는 시베리아 오호츠크해 방면에서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맹위를 떨치는데 이 북동풍을 악귀로 비유했다.
현재 토지의 단위는 필지(筆地)이고 토지등기부에는 필지마다 지번(地番)이 붙어 있다. 그리고 1필지의 토지를 여러 것으로 나누는 분필(分筆)이 이뤄지면 각각은 1필지의 토지가 된다. 거꾸로 몇 필지의 토지를 1필지로 합필(合筆)하면 하나의 필지가 되니 보통은 1필지의 토지를 독립된 소유의 대상으로 인정한다. 건물을 지을 때 한 필지의 토지만을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건물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여러 필지를 함께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토지의 길흉은 필지별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건물을 짓거나 사용하려는 토지의 형태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토지의 형태는사방이 똑바르면 좋은데 이런 토지는 활용 가치도 우수하다.
고제희 < 대동풍수지리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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