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석 |
前 동아일보 기자 |
現 착한 부동산투자연구소장 |
<부동산투자성공방정식> <재건축,.. |
http://club.joinsland.com/bootooseongbang |
| |
|
그녀는 만날 때마다 상냥한 미소와 온화한 품위를 잃지 않았다. 기획부동산에 제법 큰돈을 날렸어도 당황하지 않았고 침착했다. 사무실에 올 때마다 꽤 비싼 선물을 들고 오는 것이 분수에 넘치지 않나 생각되면서도 나에 대한 마음 씀이 그러한가 보다 하며 좋게 받아들였다.
그녀는 월급이 고작 100만 원에 불과한 전문대 겸임교수, 남편 역시 빤한 월급의 공무원이다. 수도권 서민 동네에 거주하는 L교수는 적은 수입으로 아이 둘을 키우기에도 급급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우리네 흔한 맞벌이 주부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깔끔한 옷 매무새며 행동과 표정이 여유 있어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매력을 느끼곤 했다.
어느 정도 서로의 속 깊은 얘기를 해도 됐을 무렵 따뜻한 오후 어느 날, 내 사무실에서 지리산 화엄사에서 선물 받은 귀한 자생 죽로차를 함께 마실 기회가 있었다. 그녀가 불쑥 "지난 번 사인해서 주신 <불황에도 성공하는 부동산 투자전략>을 너무 잘 읽었어요"라고 말했다. "부동산에 관심 있으세요?" 하고 물으니 "관심이 아주 많다"는 대답이었다.
공부만 하는 대학교수라 재테크에는 관심이 없을 것으로 알았는데 뜻밖이었다. 그녀는 경매 공부도 했었는데, 지금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소액 단기투자'를 한다고 했다. "얼마나 버느냐?"고 물으니 연봉으로 치면 1년에 1억 원이 넘는다고 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넉넉한 살림살이였기에 그런 선물이며 옷차림, 여유 있는 마음 씀씀이도 가능했던 것이다.
L교수의 부동산 재테크는 철저한 소액단타였다. 이주가 조만간 재개되는 재개발구역의 길 건너편에 위치한 빌라 단지가 L교수의 목표 지점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오랜 조사와 관찰을 통해 지역을 소상히 파악한 뒤 급매물로 나오는 빌라를 기다린다. 이 빌라는 반드시 '비과세되는 물건'이어야 한다(그 이유를 모른다면 곤란함). 또한 세입자가 없는 물건이어야 한다. 도배, 장판을 새롭게 해서 꾸민 뒤 곧바로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개발구역에서 이주하는 조합원들은 이주비를 받고 공사 중 살 집을 물색하게 된다. 전세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업시행 인가 후 구입해서 1년 이상 거주하는 '대체주택'은 비과세가 되는 데다 사는 동안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땅을 수용당해 현금을 보상 받은 지주들이 인근 토지에 재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때 구입하는 주택은 아파트보다는 다세대나 빌라를 선호한다. 아파트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세대나 빌라를 소유해서 재개발로 짭짤한 수익을 거둔 학습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급매물로 싸게 잡은 물건의 값은 1억 5,000만 원 내외가 적당하다. 그래야 대출을 끼고 본인 자금 7,000만∼8,000만 원으로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복비는 반드시 법정요율보다 더 줘야 한다. 급매물을 그것도 '비과세 물건'을 잡으려면, 실력 있는 중개업자의 크로스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신뢰감이 가고 실력 있는 중개업자 한 사람과만 거래한다고 한다. 복비와 취∙등록세, 도배∙장판 등 경비가 대략 800만 원 정도. 구입 후 곧바로 팔 때 원래 값보다 500만∼1,000만 원 정도 더 받아도 성공이다. '비과세 물건'을 급매물로 시가보다 1,000만∼2,000만 원 정도 싸게 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한 건 당 시세 차익은 대략 2,000만 원 내외. 그녀는 3억 원 정도의 자금으로 4채 정도를 굴린다. 1년에 두 번 팔고 사기를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1년에 그녀가 굴리는 빌라는 8채 정도, 따라서 평균 1억 6,000만 원 내외를 순수익으로 벌게 된다. 이렇게 5년 이상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나는 그녀를 다시 보았다. 안경 너머 선한 눈동자 이면엔 센스 있고 예민한 재테크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아이 둘의 미래와 부부의 노후 행복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그녀는 스스로 재테크 문외한이지만 "가족을 위해서 그저 열심히 하다 보니 그런 감각을 갖게 됐다"고 겸손해 했다. 뉴저먼시네마의 기수 독일의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의 영화 중에 <돌들의 비명>이란 게 있다. 파타고니아의 험봉 '세로토레'를 정복하려는 등산가들의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로토레의 정상을 가장 먼저 밟았다. 주인공이 영광과 자부심으로 심장이 터질 듯한 순간에 누군가 정상에 꽂아 놓은 피켈 한 자루를 보고 허탈해하며 영화는 끝난다. 부동산 강호에도 숨은 고수는 많은 법이다.
강호의 고수, L교수의 소액단타 요체를 살펴본다.
① 전용면적 15∼25평의 빌라나 다세대가 대상이다.
② 가격이 1억 5,000만 원 내외여야 하므로 서울보다는 수도권이 적격이다. 만약 서울을 대상으로 한다면 가격이 2억∼2억 5,000만 원 내외여야 하며, 그렇게 되면 투자 금액이 좀 더 많아야 할 것이다.
③ 재개발 또는 재건축구역은 규모가 커야 하고, 몇 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재정비촉진지구나 뉴타운이 딱이다.
④ 재정비촉진지구나 뉴타운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주수요가 진행될지를 면밀히 체크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
⑤ 4차선 길 건너편에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진행될 수 없는 비교적 양호한 주택단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
⑥ 역에서 그리 멀지 않고 도로가 넓고 동네가 쾌적하며, 편의시설이나 학군도 괜찮고, 주변에 산책로나 공원이 있어야 한다.
⑦ 실력 있는 중개업자 한 사람과만 상대하고 복비를 아껴서는 안 되며, 좋은 물건일수록 복비를 많이 줘야 한다. '비과세 급매물' 구입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⑧ 절대로 세입자를 끼고 구입해서는 안 된다. 또한 매도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전세를 놓아서는 안 된다.
⑨ 등기 이전 후 곧바로 되파는 초단타 전략을 철저히 구사해야 한다.
⑩ 자기가 점찍어서 잘 투자하고 있는 지역을 절대 남에게, 친구에게조차도 발설해서는 안 된다(그러나 L교수는 나에게는 말해주었음 ^^).
여러분들도 먹고 살기 힘들다, 앞날이 암담하다 불평만 하지 마시고 L교수처럼 은밀한 재테크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방법은 알겠는데, 그럼 어디서 하면 좋을지 알려 달라구요? 입을 벌리고 있으면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나. 떡을 구하러 직접 다니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제공: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http://cafe.naver.com/goodrichm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