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주가가 12일 겹악재 여파로 22% 넘게 폭락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22.42%(8만2500원) 내린 28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가 3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11일(28만6000원)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시가총액의 경우 전 거래일의 24조3000억원에서 이날 18조9000억원으로 하루 만에 5조4000억원이 증발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순위는 직전 거래일의 4위(삼성전자우 제외)에서 13위로 9계단 밀려났다.
연기금, 국가·지자체 중심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까지 매도 규모를 늘리며 낙폭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0억원, 544억원어치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 급락은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관련 최종 결론이 임박한 가운데 실적 우려감까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공시 누락에 대해 고의성만을 인정했으나 이번에는 금융감독원의 주요 지적 사항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기준 변경에 대한 고의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징계 수위에 따라 최악의 경우에는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선위 악재’는 이미 예상됐던 요인으로 지난달부터 꾸준히 주가를 끌어내린 배경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이날 패닉에 가까운 급락을 유발한 직접적 요인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가 인하로 촉발된 시장 경쟁 심화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인 애브비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휴미라 가격을 지역에 따라 10%에서 최대 80%까지 낮춰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오시밀러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달 유럽 지역에서 바이오젠을 통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영향을 반영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머크(MSD)와 체결한 계약(당뇨병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 개발) 중단 및 계약 해지라는 악재가 있었고,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JNJ), 애브비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한 가격 인하 전략을 밝혔다"며 "이를 반영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9년 주당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하고, 현금흐름할인법(DCF)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기반 기업 가치를 39조4000억원에서 35조2000억원으로 낮췄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장 정비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당시 2년마다 공장 정비를 단행함에 따라 가동률이 하락한다는 점을 밝혔는데 2019년 상반기는 이 시기에 해당돼 일시적 실적 정체가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로 공급 단가가 지속 인하됨에 따라 셀트리온(068270)등 동종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11억원, 영업이익 736억원, 당기순이익 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4%, 44.2%, 48.6%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70%를 넘는 트룩시마의 공급 단가 인하에 따른 타격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성장성이 높다며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바이오의약품 CMO(일반 위탁생산)에 집중한 비즈니스 전략을 중장기적으로 CDMO(개발 포함한 위탁생산)와 CRO(임상시험대행) 사업 전략으로 확대하며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세포주 개발 및 분석 등 초기단계부터 해외진출까지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바이오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선위 결정과 관련해서도 예상보다 징계 수위가 낮을 경우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반등이 예상된다며 최종 결론을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 연구원은 "징계 수위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불확실성도 해소 또는 확대될 것"이라며 "증선위 결론을 기다려야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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