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 회계" 결론에 투자자 대혼란… 주당 26% 내린 35만원대로 마감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 회계를 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사흘 연속 빠졌다. 시가총액도 8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그룹의 핵심 바이오 계열사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너무 일찍 공개하는 바람에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졌다"며 "회계 기준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 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사흘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 8조5000억원 증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 4월 30일 48만8000원에서 4일 35만9500원으로 약 26% 떨어졌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장중 6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투자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감원은 과거 자신들이 승인한 사안마저 뒤엎고 시장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는 유례없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등 금융 당국을 비판하는 글이 60여 건 올라왔다. 금감원이 2016년 12월과 작년 2월 "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놓고 이제 와서 분식 회계라고 하는 데 대한 반발이다.
삼성을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최근 한 법무법인이 포털 사이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주식 피해자연대' 카페를 열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하는 사람을 모집 중이다. 작년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액 주주는 7만8000여명이다. 삼성이나 금감원 중 누구를 상대로 하든 최악의 경우 수조원대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금융위는 앞으로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차례로 열어 금감원의 판단이 옳은지 심의할 예정이다. 이 절차를 거쳐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 회계 여부와 그에 따른 징계가 최종 확정된다. 과징금이 5억원을 넘을 경우 금융위 의결도 거쳐야 한다. 모든 절차에 2~3개월이 걸릴 수 있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시장의 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시장의 충격이 큰 상황이어서 최대한 절차를 빨리 밟아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금융 당국이 징계를 확정할 경우 행정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소송전에 들어갈 경우 1심 판결까지 1년 가까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분식 회계 판정 전 꼭 공개했어야 했나" 논란
시장의 혼란이 커지자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용을 공개한 것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이 특정 기업에 대한 회계 감리를 벌인 뒤 잠정 결론을 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의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최종 판단을 내린 후 공개를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금감원에 전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 측에 분식 회계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내면서 이를 언론에 알렸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갈 경우 이 정보가 시장에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생각해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결론이 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기'라든지 '고의적 분식 회계' 같은 말들이 나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연루됐다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금감원이 무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반면, "금감원이 분식 회계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잡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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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5/2018050500044.html?main_box#csidx27e114930f11bf29d41a02e0333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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