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에 강남급 임대료 때문
세종시 아파트 시장과 상가 시장이 갈수록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아파트는 지난 2년간 미분양 ‘제로(0) 행진’인데 상가는 텅텅 빈 곳이 늘고 있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세종시의 1인당 상가면적은 8.07㎡로, 위례(3.59㎡)나 미사(4.72㎡)보다 크게 높다. 50만명의 인구를 기대하고 상가를 공급했지만 유입 인구가 절반 수준에 머무르면서 결과적으로 과잉 상태가 된 모습이다. 준공을 앞두고 있거나 추가 인허가ㆍ착공 예정 상가도 적지 않다. 상가 과잉은 더 심각해질 게 불보듯하다.
그럼에도 세종시의 임대료는 웬만한 광역시에 버금간다. 세종시의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1㎡당 2만1700원으로, 대구(2만원), 인천(2만3000원)보다 높다. 인접한 대전(1만2800원)에 비하면 1.7배나 비싸다. 그나마 1년새 5.8%나 떨어진 값이 이 정도다. 비교적 일찍 입주를 시작해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한 1생활권의 임대료는 서울 강남 수준이라는 게 세종시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이는 분양 당시 세종시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높은 분양가를 지불한 상가주인들은 임대료를 낮추기 쉽지 않다. 그렇게 버티고 버티는 사이 고분양가→임대료 상승→공실률 증가→상권 위축의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세종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일년 새 3.6% 증가해 전국 최고다. 집합상가, 중대형 상가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흐름이다.
반면 세종시 아파트는 2016년 5월부터 미분양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 분양한 ‘세종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9.25대 1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4.48% 뛰어 수도권(3.95%)보다도 많이 올랐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선 아파트 주민이 승자인 것이다. 하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아파트 주민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상권 침체로 생활편의 시설이 부족해지는 것은 물론 도시 미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상업용지 수요추정시 추정하려는 상업용지나 상가 규모를 명확하게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 원장은 “단독주택 1층을 상가로 활용하면서 계획되지 않은 공급이 늘고 있다”며 “단독주택 용지에서 공급될 상가를 유추해 도시계획에 반영하거나 상가 주택 인허가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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