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홀로 조용히 오르는 지방 소도시가 있다. 전남 여수. 자고 나면 수천씩 떨어진다는 다른 지방 도시와 달리 여수 집값과 전셋값은 최근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왜일까.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 기준 전남 여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말보다 3.66% 올라, 지방 시·군·구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2% 오르며,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방 전체로 보면 전세가와 매매가 모두 1% 넘게 내렸다. 경남 거제의 경우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10% 넘게 떨어졌다.
여수시의 경우 새 아파트가 밀집한 웅천지구 웅천동 ‘신영웅천지웰 3차’ 전용면적 84.9㎡의 경우 2분기 3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3억1500만~3억7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었다. 구도심권에 있는 국동 ‘서희스타힐스 전용 84.8㎡ 역시 2분기 최고 2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상반기(2억3500만~2억7750만원)보다 가격이 올랐다.
지난달 기준 지방 미분양이 5만가구를 돌파하는 등 미분양 아파트가 지방 곳곳에 쌓이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은 반년째 미분양 ‘제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 자릿수의 미분양이 있었을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지난해 11월 다 팔렸다.
분양권에는 웃돈(프리미엄)도 붙었다. 2016년 분양한 웅천동 여수웅천 꿈에그린 전용 84㎡의 경우 2억5000만~2억7700만원에 분양했는데, 이달 최고 3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웅천동 K공인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갈수록 오르고 있어 나오는 매물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여수 주택시장이 이처럼 안정적인 이유는 지역을 떠받치는 석유화학 산업이 다른 제조업 분야와 달리 선방하면서 주택 구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또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지방 다른 도시에 비해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방 도시가 겪고 있는 기반산업 침체와 공급과잉이란 두 가지 문제에서 비껴나 있는 상황 자체가 이 지역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여수 입주물량은 2016년엔 한 가구도 없었고, 지난해 1451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도 552가구가 집들이를 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내년에는 226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혁신도시로 선정돼 개발 과정에서 지나치게 공급이 많이 이뤄진 지방 도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수는 이와 무관하고 지역 경기도 괜찮은 편이라 주택시장도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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