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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택시 대중화 땐 자동차 90% 사라져"

웃는얼굴로1 2018. 3. 15. 17:24

[우버 자율주행 택시 타보니]

우버, 피츠버그 등서 200대 운행… 올해 미국 내 서비스 대폭 확대
"원하면 언제든 불러서 타면 돼… 자기 차 소유할 필요 없어져"
볼보·다임러·도요타 함께 개발, GM·포드도 내년부터 서비스
2030년 2조5000억달러 시장

7일 오후(현지 시각) 눈이 내리고 있는 미국 피츠버그 도심.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자율주행 연구·개발(R&D) 센터 앞에 볼보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C90' 한 대가 들어왔다. 이 차량은 우버와 볼보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다. 이 차량을 타고 피츠버그 시내 10㎞ 구간을 20여 분간 주행해봤다.

피츠버그는 미국 최고(最古)의 도시 중 하나로 도로가 대부분 2차로이고 폭이 좁다. 산과 강이 만나는 지역에 있어 다리만 400개가 넘고 도로망도 복잡하다. 실제로 길을 나서자 곧바로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 등장했다. 눈까지 내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자율주행 택시는 능숙하게 운전했다. 길바닥에 눈이 살짝 쌓인 철제 다리에서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했다. 골목길에서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오자 천천히 멈춰 섰다.

7일(현지 시각) 오후 피츠버그 시내를 운행하고 있는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내부 모습. 차량이 이동하고 있지만, 운전석에 앉은 운전 보조자는 핸들에 손도 대지 않고, 페달에 발도 올리지 않았다. 주행 경로는 차량 앞 에어컨 부분에 달린 태블릿PC로 확인한다.
7일(현지 시각) 오후 피츠버그 시내를 운행하고 있는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 내부 모습. 차량이 이동하고 있지만, 운전석에 앉은 운전 보조자는 핸들에 손도 대지 않고, 페달에 발도 올리지 않았다. 주행 경로는 차량 앞 에어컨 부분에 달린 태블릿PC로 확인한다. /피츠버그=강동철 기자

우버는 피츠버그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했다. 기존 자율주행차 업체들은 대부분 임직원용 시험 서비스거나 일반인을 무료로 태워주고 있다. 하지만 우버는 피츠버그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200여 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면서 일반 승객들에게 서비스한다. 유료 운행 횟수는 5만건이 넘고, 누적 운행 거리도 350만㎞를 돌파했다. 우버 관계자는 "올해 안에 미국 내에서 상용화 서비스 지역을 대폭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택시로 전 세계 자동차 90% 사라질 것"

우버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것은 세계 78국 600여 도시에 있는 7500만명 이상의 이용자와 방대한 지도 데이터 덕분이다. 우버는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초정밀 지도 구축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세계 200만명이 넘는 우버 운전자들이 40억회 이상 주행하면서 곳곳의 골목을 누비고 이 주행 정보가 우버 서버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우버는 자율주행 전용 소프트웨어와 센서(감지기) 개발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버의 자율주행차 연구에는 전체 임직원의 10%가 넘는 1800여 명이 근무한다. 우버 관계자는 "매일 한두 차례 주행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분석하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수정한 뒤 상용화한 자동차에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의 목표는 단순히 자율주행 택시로 기존 택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우버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이끄는 에릭 메이호퍼 선행기술그룹 총괄은 "자율주행 택시가 세계 전역에서 상용화되면 개개인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런 비전이 구현되면 전체 자동차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사람은 언제든 자율주행차를 불러서 타고 이동하면 된다. 차량이 줄어들면 도심을 가득 채우고 있는 주차장 공간이 필요 없어지고, 교통체증도 사라진다. 자율주행차를 통해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도시계획과 주거 문화까지 바꿀 수 있는 거대한 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년 2672조원 시장 될 것

이런 비전을 갖고 있는 것은 우버뿐이 아니다. 우버는 스웨덴의 볼보, 독일의 다임러, 일본의 도요타와 함께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하고,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와는 자율주행 택시 전용 반도체도 개발하고 있다. 세계 1위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는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운송사업자 면허를 받았다. 웨이모는 현재 사전신청자들에게 한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앞으로는 실제 승객들에게 돈을 받고 자율주행 택시를 제공하는 우버식(式) 모델로 나아갈 계획이다. 중국 1위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 역시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GM포드는 미국 2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리프트와 제휴해 이르면 내년부터 자율주행 택시를 미국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는 2030년까지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2조5000억 달러(약 267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버의 메이호퍼 총괄은 "자율주행 택시는 기존 자동차보다 더 안전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자율주행 택시 시장에 속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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