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에서 시작된 아파트시장 시세분출이 목동 마포공덕 옥수금호 과천 판교 등 범강남권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중개업소 단속이라는 미봉책으로 급한 ‘불’을 끄려고 합니다. 답답하네요. 지난해 여름휴가철에 갑자기 8.2대책을 발표해 수요가 많은 서울 아파트시장에 매물을 급감시켜 시장의 역습을 자초했으니 말입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범강남권 대세상승장에서 추격매수를 고민하는 대기 매수자를 위한 칼럼입니다. 부동산 가치투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부동산 가치투자는 주식 가치투자의 아버지라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차용한 것입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시장 가격보다 내재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골라 매수하고 5년 이상 장기보유하고 매도하는 것입니다.
부자노트 독자님들은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변함없이 부동산 가치투자를 할 자신이 있나요? 지금과 같은 대세상승장이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서 1년 이상 조정장세가 지속되더라도 가치투자를 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할 수 있나요?
앞으로 다가올 조정장세에서 초심을 잃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추격매수를 해선 안됩니다.
최근 매수했거나 매수하려는 분들은 대부분 장기보유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끝날 때까지(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계속되는 한) 팔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BUY & HOLD 즉 매수후 보유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강도 높은 8.2대책에도 불구하고 10월 이후 시세가 분출되면서 팔면 손해라는 심리가 팽배합니다. 지금은 파는 사람도 십중팔구 똘똘한 아파트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갈아타려고 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포대치나 반포잠원을 팔고 압구정으로 갈아타는 것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먼 아파트를 팔고 도심에서 가까운 아파트로 갈아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앞에 언급했듯이 조정장세로 돌아설 때입니다.
장기보유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조정장세가 1년 이상 지속된다면 조바심에 매수 후 보유 전략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세차익을 남기겠다는 단기보유 매도전략을 구사할 것입니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시점선택(Market Timing) 전략으로 돌아설 것입니다. 대부분 실패하지만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2010년대 상승장에서 2018년 이후 조정장세를 예측하고 지난 2015~2016년에 매도한 시점선택 투자자들은 실패했습니다.
상승장이든 조정장세든 장세에 휘둘려선 안됩니다.
문재인정부의 의도대로(가능성은 희박하지만) 4월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돼 수도권 아파트시장이 조정장세로 돌아서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매수 후 보유 투자자들은 매도하게 될 것입니다.
핵심은 상승장이든 조정장세든 매수후 보유 전략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치투자를 고수해야 합니다.
2010년대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2007년 시작돼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한센사이클이 유효하다면 최소한 2021년까지는 매수후 보유 전략을 고수해야 합니다.
다가올 조정장세에서도 매수후 보유 전략을 고수할 자신이 없다면 지금 추격매수를 해서는 안됩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혼자 걸어갈 자신(인내)이 없다면 추격매수를 지양해야 합니다.
문재인정부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따라 조정장세가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규제책이 아닌 완화책으로 말입니다. 참여정부의 2004년처럼 다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가 시행된다면 서울 아파트시장은 조정장세가 올 수 있습니다.
다만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로 매물이 늘어난다는 전제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매물량이 늘어나고 거래량도 늘어나면서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일 것입니다. 상승장에서 공급은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약보합세를 보일 것입니다.
이때가 똘똘한 아파트로 갈아타는데 최적의 매매타이밍입니다. 이미 추격매수를 한 사람은 조바심에 똘똘한 아파트를 팔면 안됩니다. 덜 똘똘한 아파트 똘똘한 아파트로 갈아타기 좋은 타이밍입니다.
똘똘한 아파트로 갈아타고 매수후 보유 전략을 펴고 있는 투자자들은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똘똘한 아파트를 팔아선 안됩니다.
아파트값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오를 수는 없습니다.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땅값이 내리지 않는 한, 건축비와 직결된 인건비 원자재값이 내리지 않는 한 15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면 아파트값은 우상향입니다.
지금 추격매수를 하고 장기보유하겠다는 투자자들은 전세수요 매매수요 등 실수요층이 두터운,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 강한 아파트를 사야 합니다.
하방경직성이 강한 아파트란 품질(지하주차장 커뮤니티티시설 등)을 기본으로 역세권 직주근접성 학군 상권 공원 등 주거인프라가 뛰어난 곳입니다. 재건축 호재만으로(특히 조합설립인가전 재건축 초기 사업장) 추격매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글로 마무리합니다.
“투자의 모든 것은 평균보다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는 만큼 돈을 버는 것이다.
투자 성공을 판단하는 최고의 방법은 시장을 이기고 있는지가 아니라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는 투자 계획과 투자 원칙을 제대로 세우고 있는지 여부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 보다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결승점을 통과할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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