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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부동산 매입, 평창 '투자'·구로 '주거'

웃는얼굴로1 2017. 9. 26. 18:15

ㆍ감정원 ‘외국인 부동산’ 자료

 

한·중관계가 밀월을 구가할 당시 중국인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 나들목(IC) 인근과 투자 인센티브가 있는 제주에서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지역 부동산을 사들인 중국인 10명 중 9명은 실제 거주하지 않아 투기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서울 영등포·구로 등에 부동산을 매입한 중국인의 80%가량은 주거용 목적으로 분석됐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한국감정원의 ‘외국인 부동산 거래분석 및 제도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200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국인의 강원지역 토지 매입은 평창군(918건)에서 두드러졌다. 이 중 중국인은 699건의 토지를 사들여 평창에서 토지를 매입한 외국인의 76.1%를 차지했다.


평창군 부동산 거래지역을 보면 중국인은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부동산 시장 호황이 예상되는 평창IC 인근 토지를 집중 매입했다. 전 의원은 평창을 비롯한 강원지역 토지를 매입한 중국인 중 92.9%는 현지에 직접 거주하지 않아 투기 목적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중국인의 제주지역 부동산 매입은 제주국제공항 인근, 서귀포시 동홍동·대정읍, 제주시 한림읍 등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중국인은 200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토지 매입 1181건, 건물 매입 1419건 등 제주지역에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부동산을 사들였다. 한국감정원은 제주지역의 중국인 부동산 매입은 부동산투자이민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투자이민제는 제주도 내 휴양 목적 시설 등에 5억원 이상 투자한 뒤 5년 이상 국내 체류 시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 제도다.


중국인의 평창·제주 부동산 매입은 투기 혹은 상업적 투자 목적이 뚜렷한 데 비해 서울에서는 주거용 목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서울지역의 외국인 건물 매입 비중은 중국(41.4%), 미국(27.6%), 대만(7.3%) 순이었다. 건물 매입은 중국인 주요 거주지인 구로구(417건), 영등포구(284건), 금천구(203건)에서 두드러졌다.


중국인이 서울에서 산 건물 2483건 중 2073건(83.5%)은 주거용으로 신고됐다. 주거용 부동산의 주요 매입지도 구로(365건), 영등포(225건), 금천(185건) 순으로 많았다. 주택 유형은 연립·다세대가 1174건(56.6%), 아파트가 757건(36.5%), 단독·다가구가 142건(6.8%)이었다.


중국인 중 건물 매입자 주소와 건물 소재지가 모두 서울인 경우는 87.4%(1026건)였다. 이 중 시·군·구까지 동일한 경우는 52.3%(614건)였다.


서울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서울에 건물을 산 중국인은 12.6%(148건)였다.


서울에서 부동산을 사들인 중국인도 절반가량은 직접 거주할 가능성이 크지만, 나머지는 전·월세 임대 등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 매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의원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과 이용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국부 유출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국토교통부는 건전한 해외자본이 유치되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