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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불붙은 성남 구도심 재개발..풍선효과로 매주 천만원↑딱지과열

웃는얼굴로1 2017. 9. 3. 18:36

서울 규제 강화되자 대안지역으로 각광, 투자자 떼로 몰려
정부 추가 규제 리스크 상존.."신중하게 접근해야"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성남=뉴스1) 국종환 기자 = "강남 재건축이 규제로 꽉 막히자 인접한 성남 구도심 개발지역 문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투자자가 10여명씩 떼를 지어 몰려오네요. 강남·위례 가깝고 2차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어 딱지(재개발 입주권) 웃돈이 매주 1000만원씩 오르고 있습니다."(경기 성남시 수정구 산성역 인근 F공인)


경기 성남시 원도심 지역이 신도시급 재개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가까운 입지에도 분당·위례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범강남권 신흥 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 일대. 성남 원도심 대표 개발지역인 이곳 중개업소들은 평일임에도 오전부터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8·2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상당수 중개업소가 개점휴업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성남 구도심 2차 개발이 본격화된 가운데 8·2 대책으로 강남권 등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투자가 막히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이곳으로 수요가 옮겨왔다는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일대에서 분양 포문을 연 신흥주공 재건축 '산성역 포레스티아'가 청약 대박이 나면서 문의가 폭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날(31일) 신흥주공 청약이 흥행에 성공해서인지 갑자기 서울 강남권에서 10여명의 투자자가 단체 방문한다고 연락이 왔다"며 "큰손들이 오는 만큼 브리핑 자료까지 준비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남 수정·중원구 일대 원도심 정비사업 '탄력'


성남 수정·중원구 일대 원도심 지역은 1960년대 후반 서울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추진된 '광주 성남지구 주택단지 경영사업'으로 조성됐다. 서울 철거민 이주지로 조성되면서 소형 단독주택, 빌라 등이 들어섰다. 성남시는 2020년까지 노후 불량 건축물 비율이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인근 분당신도시 건설로 성남시에서 구도심으로 분리된 일대는 현재 '202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통해 단계별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정·중원구에 지정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구역은 총 18곳에 달한다. 이 중 12곳에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1단계 재개발 사업을 통해 단대구역·중동3구역 2개 구역이 2012년 입주를 마쳤다. 최근에는 신흥2구역·중1구역·금광1구역·도환중1구역 등 2단계 사업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재건축 단지인 신흥주공아파트가 바로 지난달 분양에 나서며 처음 포문을 열었다. 전체 4089가구 규모로 일반분양만 1705가구에 달한다.


대규모 재개발 구역인 신흥2구역(건축규모 4774가구)은 6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중1구역과 금광1구역은 이주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르면 내년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진행 중인 도환중1구역은 6월 시공사를 선정했다.


경기 성남 수정구 신흥2구역 지역의 노후 주택들의 모습© News1

◇조합원 입주권 웃돈 '1억원↑'…"부르는게 값"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일반분양 전에 조합원 물건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몰려 집값도 크게 뛰고 있다. 성남의 경우 1순위 당해지역에서 청약마감되는 것이 보통이다보니 서울 등 타지역 사람들이 미리 조합원 입주권을 매수하려는 것이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미 일명 '딱지'로 불리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절반 이상을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흥2구역 인근 H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 진행 소식이 나오면서부터 외부 세력들이 매물들을 거둬갔다"며 "이미 조합원 입주권 50% 이상은 현지인이 아닌 서울 등 타지역 투자자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신흥2구역의 경우 지난해 말 5000만원이던 입주권 웃돈이 현재 1억5000만원까지 올랐지만 매물을 구하기조차 어렵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신흥주공 분양으로 성남 도심이 많이 알려지면서 웃돈이 매주 1000만원씩 뛰었다"며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이다"고 말했다.


중1구역도 지난해 말 4000만원이던 조합원 입주권 매물 웃돈이 현재 1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나마 저평가 됐다는 금광1구역도 지난해 4000만원이던 입주권 웃돈은 2배인 8000만원으로 올라있다.


중개업자들은 앞서 분양한 신흥주공이 3.3㎡ 당 1790만원대 분양가에도 1순위 마감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웃돈보다 최소 1억원 이상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추가규제에 촉각…"딱지 거래 막힐 수도"


문제는 정부의 추가 규제 리스크다. 정부는 현재 성남과 안양, 일산 등 8·2 대책 규제에서 제외된 수도권 신도시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과열이 발생할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추가 규제도 불사하겠다고 엄포한 상태다.


성남시는 현재 청약조정대상지역이어서 담보인정비율(LTV) 60%와 총부채상환비율(DTI) 50%가 적용되는 등 투기과열지구보다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는다. 분양권 전매도 계약 1년 6개월이 지난 뒤부터 가능하다.


서울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여 투자가 원천 봉쇄되자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면서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성남시로 눈을 돌렸고 곳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의 집값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1.84%와 1.19% 올랐다.


성남시가 만약 투기과열지구 이상의 규제를 받게 될 경우 대출·청약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등의 조합원 입주권 거래까지 막히게 된다. 즉 현재 입주권을 구입한 경우 입주 때까지 팔 수 없게 돼 그대로 갖고 가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로인해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남 원도심의 경우 입지도 좋고 재개발 미래가치도 높아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추가 규제가 단행되면 거래가 막히고 가격이 조정될 수도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