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망각 그리고 재앙.” 최근 드라마(△조작)를 보면서 느낀 여운이다. 국내 최고 언론사가 벌이는 사기극은 상상을 초월한다.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려, 욕이 목구멍에 차고 넘칠 정도다. 대중을 상대로 진실을 숨기고, 유전무죄∙무전유죄를 날조하다니 씁쓸하다. 과연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얘기일까? 혹시 이보다 더 심한 곳이 현실은 아닐까?
어제 발표된 ‘살충제 달걀’을 접하고, 국민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난 4월에 사실을 알면서도 8월이 되어서야, 팩트가 공개되었으니까. 언론 못지않게 정부도 거짓을 전달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자방∙세월호∙메르스∙사드∙달걀이 이를 반증한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를 잊는데 있다(△망각). 이로 인해 피해(△재앙)는 국민들 몫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은 대가치고는 치명적이다. 지난 시간을 더듬어보면 집값도 그랬다. 불과 2년도 채 안된 일이다. 박근혜 정부 초반, 2013년∙2014년에 집값은 지지부진했다. 경기는 안 좋았고, 급기야 ‘집값을 떠받쳐 경제를 띄우겠다’는 취지로 온갖 규제를 풀었다. 2015년부터 집값은 뛰었고, 2016년에 정점(상투)을 찍었다.
그 가속도로, 2017년 상반기까지 집값은 계속 유지되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언론의 탓이 가장 크다. 기사라고 볼 수 없는 쓰레기 광고성 보도로, 국민들에게 집사라고 지속적으로 선동했으니까. 그 결과 가계부채는 급증했고, 머지않아 하우스푸어∙렌트푸어로 전락할 국민은 폭증했다. 자신의 미래를 정부와 언론에 의지한 결과치고는 큰 대가다.
결국 ≪정부∙언론의 ‘△조작’→국민의 ‘△망각’→하우스푸어∙렌트푸어의 ‘△재앙’≫이 수순이 되었다. 한국IMF(1997)∙미국 서브프라임(2008)∙유럽 재정위기(2012)를 겪었는데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결말이다. 반면에 집 구입시기를 저울질하는 똑똑한 이들도 있다. 정부∙언론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참을성 있게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집값은 꾸준히 올랐다. 고작 2년밖에 안된 일이다. 이전 년도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이는 규제완화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분양권거래 완화∙재건축초과이익환수 연기∙기준금리 인하∙LTV DTI비율 상승∙신규저리대출 출시∙∙∙.’ 국가가 경제성장률∙경기활성화를 우선시한 탓에 국민이 제물이 되었다.
물론 국민 모두가 희생양이 되지는 않았다. ‘건설5적(정치인∙관료∙언론∙학자∙기업)’이 진실을 왜곡해도, 이를 눈치챈 사람들은 있었으니까. ▲안목∙▲종잣돈∙▲인내심은 그들의 버팀목이었다. 덕분에 사기성이 농후한 신문∙방송∙책 대신에, 홀로 △공부하고∙△생각하고∙△행동할 수 있었다. 필경 이번 제로섬게임(투기판)에서 승자는 그들이 될 확률이 높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저성장∙저출산∙고령화다. 이중 저출산은 매우 중요하고, 심각하다. 저성장∙고령화를 촉발하는 위험 인자이자, 비혼과 만혼으로 아이 출산이 급감해서다. 정부가 저출산을 위해 최근 10년 동안 혈세 약60조원을 투입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주거비 부담을 줄이지 않고서는 세금만 낭비될 공산이 커서다.
결국 청와대가 나섰다. 개별 공공기관(복지부∙국토부∙기재부 등)의 이권을 조율하기 위해서다. 새 정부 출범 100일이 안되어, 두 차례 대책 발표는 발 빠른 대처로 긍정적이다. 다만 도심재생사업이 투기를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하지만 곧 공표할 세 번째 대책(규제강화∙금리인상)은 이를 극복하리라. 따라서 집 구입시기는 2018년 이후가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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