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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미입주 4명 중 1명 "잔금대출 못 받아 입주 못했다"

웃는얼굴로1 2017. 7. 13. 21:39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 평균 76.4%.."잔금대출 규제에 미입주 증가 우려"

지역별 아파트 입주율과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자료제공=주택산업연구원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4명 가운데 1명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잔금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입주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지난달 전국의 평균 입주율은 76.4%에 그쳤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기간이 만료된 단지의 입주율은 전국 76.4%로 집계됐다. 입주율은 입주기간(통상 입주시작 후 2달) 동안 입주대상 가구수(미분양 제외) 가운데 잔금을 완납하고 실제 입주한 가구수 비율로 계산한다. 전국의 입주율 통계가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대구·부산·경상권이 81.8%로 가장 높았고 △대전·충청권(77%) △서울(75.5%) △광주·전라권(75%) △인천·경기권(73%) △강원권(68.8%) △제주권(64.2%) 등이 뒤를 이었다.

 

입주율 통계는 이번이 첫 발표인 만큼 70%대의 입주율이 통상적인 수준인지, 시장에 우려가 될만한 것인지 여부는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입주 이유에 대해서는 '잔금대출 미확보'가 26.6%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기존주택 매각 지연(23.4%) △세입자 미확보(21.9%) △전매 대상자 미확보(18.8%) 순으로 조사됐다.

 

통상 아파트 분양대금의 약 30%에 해당하는 잔금은 입주 시점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납부한다. 잔금을 치러야 소유권 이전 등기가 가능하다.

잔금대출은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받을 수 있는 집단대출로 취급하기 때문에 종전에는 비교적 쉽게 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잔금대출에도 규제를 가하면서 대출이 이전보다 어렵게 됐다. 올해 1월부터 분양한 단지는 잔금대출을 받을 때도 소득증빙을 해야하고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서 갚아야 한다. 이달부터는 잔금대출에도 DTI(총부채상환비율) 50%가 새로 적용된다.

 

지난달 입주한 단지는 이같은 규제가 적용되진 않지만 은행권에서 자체적으로 잔금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이 더 어려워 졌다는 분석이다.

 

주산연은 입주율과 함께 시장의 입주여건을 파악할 수 있는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발표했다. HOSI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장의 입주여건이 어떤지를 조사해 이를 수치로 나타낸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여건이 좋다는 응답자가 많다는 것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달 HOSI 전망치는 전국 81로 100을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서울(89.6) △인천(82.7) △강원(84.6) △경북(83.3) △경남(83.3) 등이 80을 넘었고, 그 외 지역은 60~70선을 기록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기조가 지속되면서 잔금대출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미입주는 더 증가할 수 있다"며 "입주물량 과다지역의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달에는 전국 54개 단지 총 3만753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