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4구' 아파트들 집값 상승 주도.. 매매 거래 1~9위 휩쓸어

1~5월 3만3340건 전수 조사

 

최근 서울 아파트 값 상승은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발표를 이끌었다. 집값 상승과 거래량 증가는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닌다. 실거주 목적이든 투자 목적이든 수요가 몰리는 곳에선 거래가 활발하고, 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 5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올해 서울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 단지였다. / 조선일보 DB

 

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아파트 단지는 어디였을까.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3만3340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강남·송파·강동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가 1~9위를 휩쓸었다.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비싸고, 고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 4구' 아파트들이 활발하게 거래되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끈 것이다.

 

아파트 단지 전체 가구 대비 매매 거래 건수를 비교한 '거래 회전율'이 높은 아파트는 강북 지역에 많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금 차액(差額)을 이용해 적은 자금으로 투자하는 갭(gap) 투자 수요가 강북 지역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서울 최다 거래 아파트는 '둔촌주공'

 

올해 1~5월 서울에서 거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있는 '둔촌주공' 아파트였다. 총 5930가구로 국내에서 가장 큰 재건축 단지인 이 아파트는 5개월 동안 282건이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와 '주공4단지'가 각각 143건, 118건으로 3·5위를 차지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도 103건으로 8위에 올라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의 진앙(震央)이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임을 입증한 것이다.

 

'둔촌주공 4단지' 전용면적 99㎡ 10층 매물은 1월 초 9억4000만원이던 것이 5월 말 12억원(10층)에 계약됐다.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1㎡ 실거래가는 1월 9억6000만원에서 5월 11억7000만원까지 뛰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사업 진행이 빨라 내년부터 다시 시행되는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예 중인 재건축 이익환수제가 내년에 부활하게 되면 강남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 유동자금이 몰렸다는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변에는 있는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2위),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4위),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6위),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7위)',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공동 9위) 등이 거래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강북 지역 아파트 회전율 높아

 

거래량 상위 30위 아파트 단지는 강남권이 15곳, 비(非)강남 단지가 15곳으로 나타났다. 비강남 15개 단지 중 노원구 소재 아파트가 9개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위 30개 아파트 거래량을 전체 가구 수로 나눠 거래 회전율을 구해 보니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8단지'가 8.3%로 1위로 나타났다. 회전율 상위 10개 단지 중 노원구 소재 아파트가 총 3곳이었다.

 

 

거래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환금성이 좋다는 것으로 팔고 싶을 때 잘 팔린다는 의미다. 총 830가구 규모의 상계주공 8단지는 5월부터 이주가 진행됐는데, 재건축 이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유입돼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5.2%로 2위에 오른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송파꿈에그린'은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됐는데, 작년 12월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거래가 활발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들의 회전율이 높은 것은 실수요자와 함께 갭 투자 수요가 가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회전율 8%대는 상당히 높은 것"이라며 "강북 지역 주공 아파트 단지는 소형 평형 위주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아 전세를 끼고 소액으로 투자한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실장은 "노원구는 전체 아파트 66%가 입주 20년이 넘은 노후 단지이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며 "최근 창동 민자역사개발 등 개발 호재가 있는 데다가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주거 여건도 좋아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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