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단독주택이 인기를 되찾고 있다. 변화하는 주거환경과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건설사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다.
다만 투자자의 경우 아파트에 비해 담보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건설·주택업계에 따르면 단독주택은 1980년대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주거 트렌드에서 밀려났다. 2000년대에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의 관심에서 더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늘어난 공급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8만1891가구에 그쳤던 전국 단독주택 거래량은 2014년 10만3211가구에서 2015년 12만9065가구까지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청약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분양 공고된 단독주택용지 14건 가운데 13건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매각됐다. 점포겸용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정해진 화성 동탄1신도시와 광주 효천지구,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등에 공급된 주택용지는 1순위에서 분양 신청이 마감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청약경쟁률도 고공 비행 중이다. 지난 2월 진행된 GS건설의 블록형 단독주택 ‘자이더빌리지’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 33대 1을 기록했다.
올림종합건설이 공급하는 ‘판교 파크하임 에비뉴’의 경우 지난 2월 계약당시 전 가구가 2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단독주택이 다시 뜨기 시작한 이유는 새로운 형태의 단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블록형 단독주택이 좋은 예다. 블록형 단독주택은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주택 단지를 말한다. 아파트처럼 공용으로 관리가 이뤄지는 대신 단독주택의 장점인 사생활 보호, 사용 공간을 극대화한 설계가 적용된다. 특히 블록형 단독주택은 부동산 시장의 주요 고객이었던 중년층에서 벗어나 비교적 젊은 30, 40대의 구매력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자이 더 빌리지의 경우 총 525가구 중 30대 계약자가 33%, 40대 계약자가 34%로 나타났다. 도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전용면적이 중형대이고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젊은 구매층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수주 규모가 작아 큰 이익을 내기 어려운 탓에 단독주택은 주로 중소건설사의 먹거리였다. 그러나 투자 개념의 부동산을 중시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2030세대의 ‘웰빙’ 열풍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대형건설사도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예고하면서 업계에선 아파트 위주의 공급에서 벗어나 단독주택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 시 따로 전매제한이 없고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분양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단독주택용지는 토지대금을 6개월 단위로 분할 납부할 수 있는 현장이 많아 목돈이 필요한 일반 토지매매에 비하면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지적으로 뛰고 있는 아파트 청약 열기에 따라 단독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투자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단독주택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아파트와 달리 담보가치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입지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 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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