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움직임에도 서울 주요 부동산 동요 없어 '집갑 하락 우려 적고, 대기 매수자만 증가세'
“빠른 집값 상승세가 정부의 규제로 잠시 주춤할 순 있겠지만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 재건축은 10년은 내다봐야 하기에 재건축 시점엔 규제 대상이 안될 수 있다.”(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중개소)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주요 지역 부동산시장은 부담감을 크게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충격을 줄 만한 수준의 규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일부 지역에 대한 금융 및 세제 규제는 불가피하겠지만 규제 발표 시점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은 여유자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라 부동산 규제에 따른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며 “규제 발표로 조금 더 저렴하게 사려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규제 발표가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규제에 부담을 느낀 일부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으면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했다.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는 강남구 개포동과 강동구 둔촌동 등은 이주 보상비와 저금리 집단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부동산 규제가 나와도 직접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구 개포동 B공인중개소 측은 “이주를 앞둔 개포주공4단지는 1채당 가격이 9억~10억원 선인데 무이자 이주비 2억1000만원에 시중금리보다 낮은 집단대출금 3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며 “이주에 앞서 대출을 얻어 집을 사고 이주비로 대출을 갚으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뒤 재건축으로 새 아파트로 재탄생하면 가격 상승여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규제 발표 시점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구 둔촌동 C공인중개소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움직임에 오름폭은 크게 줄었지만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강남 이외 지역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고 강남지역이 규제를 받을 경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해당 지역 부동산중개소엔 규제와 관련해 문의하는 투자자는 없고 좋은 매물을 찾고자 하는 대기자들은 늘고 있다고 한다. 임대를 주목적으로 하는 상가주택은 수익률이 3~4%만 확보되면 나오는 대로 빠르게 팔려나간다고 했다.
양천구 목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와 관련된 문의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수익성부동산도 품귀현상을 보이고 대기 매수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규제를 예의주시하는 건설업계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진퇴양난’에 처하게 됐다고 하소연한다. 주택사업을 제외한 토목, 플랜트, 해외사업이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시행되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완성도 낮은 규제정책을 섣불리 내놓을 경우 시장에 혼란과 부작용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과열양상은 국지적 측면이 강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규제가 필요하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종합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처럼 몇 개월에 한 번꼴로 부동산정책을 내놓는다면 시장안정보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신중함을 당부했다.
홍정표 기자 jphong@mt.co.kr
'일반(부동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갭투자 집값' 떨어지면.. 세입자도 깡통전세 고통 (0) | 2017.06.14 |
---|---|
한경연 "가계부채 위험수준" 경고..DTI 규제강화엔 반대 (0) | 2017.06.13 |
대학생도 알바비 모아 "집 사자".. 묻지마 갭투자 (0) | 2017.06.12 |
서울·부산 '펄펄' 지방은 '설설'..커지는 부동산 양극화 (0) | 2017.06.12 |
월세에 허리 휘는 저소득층..소득 27%가 임대료 (0) | 2017.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