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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위례신도시 상권..'베드타운' 장기화 우려

웃는얼굴로1 2017. 5. 12. 22:20
▲위례신도시 중심 상권인 트랜짓몰 인근 상가가 텅 비어 있다.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위례신도시의 상권 형성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장기간 베드타운으로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내 공급 상가의 과반이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상가의 약 50%, 근린상가의 약 70%가 미분양 상태다. 상가 건물 상층부 업무시설의 경우 분양 실적이 더 저조하다.

 

주인을 찾은 상가라도 높은 임대료 탓에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심 상권인 트랜짓몰 부근 1층 상가의 임대료는 전용면적 33㎡(10평) 기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300만~400만원 선이다.

 

신도시 초기에는 소비력이 약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처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업종은 많지 않다. 그나마 입점을 마친 1층 상가 대다수는 분양권 거래 중개를 위해 들어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차지하고 있다. 간간이 보이는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상점 외에는 주민 편의·쇼핑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신도시를 통틀어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조성되는 신도시로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총 계획 가구 수는 4만2392가구이며, 현재 2만가구 이상이 입주를 마쳤다.

 

특히 위례신도시는 상업용지 비율이 1.9%로 다른 2기 신도시인 판교(3%)나 동탄(4%)에 비해 크게 낮다. 반면 인구밀도는 15.6%로 판교(9.5%)·동탄(6.9%)보다 높아 상가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런 이점도 높은 가격과 신도시 개발의 불확실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내 상가의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4000만~5000만원 수준이다. 트랜짓몰 부근 상가에는 1억원 안팎의 웃돈(프리미엄)도 형성돼 있다. 신도시 초기의 불안정한 수익성을 극복하기에는 부담이 큰 가격이다.

 

상가를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간의 눈높이 차이가 커 거래가 답보 상태지만 가격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입지가 뛰어난 상가는 선점이 끝난 데다, 상가 소유주들 대다수가 대출 압박을 신경 쓰지 않는 자산가들이라 손해 보고 팔지는 않을 것이란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발 호재가 늦어지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은 당초 올해에서 2019년으로 2년 미뤄졌다. 지난해 시공사 변경 등 진통을 겪은 위례신사선 경전철이 예정(2024년)대로 개통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위례신도시 상권이 전형적인 신도시 개발 초기의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투자할 때는 동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충분히 점검한 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