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높아지는 공실률에 임대관리업 뜬다

웃는얼굴로1 2017. 4. 27. 19:11

70~80대 고령 중소형빌딩 소유주들 관심↑..빌딩시장 침체로 경쟁 치열해진 탓

 

 

#서울 강남구의 역세권에 100억원대 중반 중소형 빌딩을 소유한 건물주 A씨는 월 100만원 남짓한 수수료를 내고 빌딩관리를 전문업체에 맡겼다. 은퇴 이후 별다른 직업이 없지만 고령의 나이로 건물관리일이 힘에 부쳐서다.
 
업체에선 건물 청소 관리부터 층별로 입주해 있는 임차인의 자잘한 시설 수리 요청, 재계약, 공실 관리 등을 도맡아 해준다.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을 내보내고 우량 임차인으로 교체해 건물 가치를 올려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임차인으로부터 수시로 걸려오던 전화가 줄어 만족도가 높다. A씨는 건물을 증여할 자녀에게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도록 할 생각이다. 직업이 따로 있고, 건물 관리 경험이 없는 자녀에게 '값어치'를 하는 서비스라는 생각이다.

  

근 70~80대 이상 고령의 강남권 중소형 빌딩 소유주들을 중심으로 빌딩임대관리업체에 건물관리를 위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침체와 빌딩 공급과잉 등으로 중소형 빌딩시장의 공실률이 계속 상승하는 영향이다.
 
빌딩임대관리시장은 빌딩관리에 드는 품을 줄여준다는 장점 외에도 전문적인 공실·임차인 관리로 건물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빌딩거래 정보업체 리앤정파트너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강남권역(강남·서초구)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16.1%로 전분기(15%)보다 상승했다. 면적 3300㎡ 이하 소형 빌딩 공실률이 18.3%로 가장 높았다. 3300~9900㎡ 중소형 빌딩은 12.6%, 9900㎡ 이상 대형 빌딩은 8.2%로 나타났다.
 
빌딩시장의 공실률 상승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임차수요는 줄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중소형 빌딩의 경우 중소기업이나 은행·증권 지점, 병·의원, 음식업 매장 등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임차인들이 주로 입점한다. 이 때문에 최근의 소비위축과 청탁금지법 시행, 중국인관광객 감소 등은 임대료 연체, 공실 증가로 이어져 강남권 중소형 빌딩시장의 악재로 작용한다.
 
건물소유주의 고령화와 자녀의 건물관리 경험부족 등도 공실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빌딩임대관리업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 수수료는 업체마다 월 수십 만원부터 수백 만원으로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월평균 1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빌딩 실거래가 정보를 제공하는 A업체는 빌딩 매입단계부터 유지·관리, 매각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했다. 또다른 B업체는 성형외과, 피부과 등 병원 임차유치 관련 특화서비스를 내세워 소유주들을 끌어들인다. 시중은행들도 빌딩을 소유한 자산가 고객을 위해 빌딩임대관리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담과 컨설팅을 연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빌딩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우량한 임차인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게 필수가 됐다”며 “실제 빌딩 공실과 임차인 관리, 매각 등 전반에 걸쳐 전문적인 조언과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빌딩임대관리업이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