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 A to Z] “섹션 오피스, 관리 부담없고 안정적”
30여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정부가 내수 활성화 방안으로 벤처 창업 지원을 확대하자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는 말 그대로 벤처 광풍(狂風)이 불었다. 강남지역의 사무실 임대료는 치솟았고 주거와 업무를 같이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폭락한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이 됐다. 저평가된 상업용 빌딩의 몸값도 함께 뛰었다. 층별, 실별로 나눠 사무실을 분양하는 이른바 ‘섹션 오피스’도 등장했다.
물론 IMF 이전에도 섹션 오피스가 없었던 건 아니다. 대형 빌딩 전체를 소유하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스럽거나 관리가 어려운 꼬마빌딩을 원치 않는 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공급됐다.
섹션 오피스는 꼬마빌딩처럼 리모델링을 하거나 임차인을 바꿔서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는 아니다. 하지만 장기 계약한 업체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전문업체에 관리를 맡겨 투자자가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꼬마빌딩을 찾는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꼬마빌딩보다 관리 쉽고 안정적 수익”
섹션 오피스는 큰 업무용 오피스텔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오피스텔처럼 전문업체가 관리를 대행하기 때문에 소유주는 임대에만 집중할 수 있다. 1억~2억원 내외 소형 오피스텔 상품과는 달리 대형 빌딩 층별 분양은 최소 20억원 이상 필요해 쉽게 투자 가능한 상품은 아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꼬마빌딩과 비교하면 대안이 될 수 있다.
층별 분양하는 섹션 오피스와 꼬마빌딩은 몇가지 차이가 있다. 꼬마빌딩은 강력한 오너십(ownership)을 가지고 빌딩의 리모델링, 임대차관계, 인테리어, 시설관리 등을 결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소유주의 결정은 임대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층별 분양 오피스는 전문업체에서 관리를 담당해 투자자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서울 강남을 기준으로 보면 층별 분양하는 섹션 오피스는 꼬마빌딩과 투자금액은 비슷한 편이다. 임차인의 구성, 관리 주체, 시세차익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꼬마빌딩 임차인은 대기업·중견기업보다 소형업체·자영업자가 많고 상가 중심으로 임대료가 책정된다. 임대차 계약은 주로 2년 이하다. 반면, 층별 분양하는 오피스의 경우 임차인은 대형 빌딩을 선호하는 대기업·중견기업으로 구성돼 임대차 계약 기간이 최소 5년 이상이다.
임대료도 매년 2~3%씩 올릴 수 있다. 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안정적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인근 한 중형 빌딩의 사례를 보면, 개인 투자자는 2012년초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160평짜리 1개 층을 매입해 대기업에 세를 놓았고, 빌딩 대행업체에서 관리해 준다. 투자자는 매년 2~3%씩 임대료를 올리면서 연 6%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물건의 현재 시세는 약 21억원대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구로와 판교신도시 유망”
층별 분양하는 섹션 오피스도 꼬마빌딩처럼 입지에 따라 임대료와 매매가격 차이가 크다. 순수하게 사무실 위주의 안정적 투자를 원한다면 중견기업, 대기업, 스타트 업(start-up)의 임차 수요가 풍부한 서울 강남·구로구나 경기 성남 판교 지역이 유망하다. 다만, 섹션 오피스는 입지뿐만 아니라 바닥 면적의 크기, 관리 상태도 임대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관리업체의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관리업체 능력과 관리 상태도 살펴야 한다.
만약 섹션 오피스에 관심이 있는데 투자금이 부담된다면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요즘 지식산업센터 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을 잘 모르는 일반 투자자를 위해 전문 자산운용사가 내놓는 대형 오피스 빌딩 부동산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대체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특정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만 입주가 가능한 리스크가 있어 수요가 제한적이므로 서울과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서울 영등포·성수·가산·구로, 경기 안양·화성) 지역을 추천한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부동산 투자에서 층별 분양 오피스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건물주가 직접 건물을 임대·관리·운영하는 것보다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도록 해 건물 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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