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층 빌딩 롯데월드타워는 주변 상권에 기회일까 재앙일까.
롯데월드타워가 지난 3일 공식 개장하면서 주변 상권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방이동 먹자골목 상인들은 롯데월드타워 개장이 득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주로 음식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라 오피스 상주인구와 관광객이 늘면 매출도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롯데월드타워와 가까운 방이동 상권 임대료는 최근 꾸준히 올랐다.
롯데월드타워와 가까운 송파구 잠실동 장미아파트 단지 내 상가인 장미종합상가는 울상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주 고객인데, 걸어서 10분 거리에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해 손님을 빼앗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어서다. 장미종합상가 조합은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1~12층까지는 금융센터와 메디컬센터 등이 들어서고, 14~38층에는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최고층 건물에 방문하는 관광객을 포함해 주변 유동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 ‘러버덕’ ‘불꽃놀이’ 덕 본 상인들, 롯데타워 효과에 기대
지난 4일 기자가 찾아간 방이동 먹자골목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롯데월드타워 효과를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초고층 건물 준공으로 당장 유동인구가 늘 것이란 기대가 컸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하는 김모(61)씨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새로 일하게 될 사람들이 많이 늘어날 텐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가까운 먹자골목을 찾을 유입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꼬치집을 운영하는 최송길(40)씨는 “롯데타워 오픈이 매상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3일 열린 롯데월드타워 불꽃놀이 행사로 상인들은 이미 ‘롯데효과’에 한바탕 들썩였다. 방이동 먹자골목 상인들에 따르면 불꽃놀이를 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일부 식당은 일찌감치 재료가 동이 났다. 3년 전 석촌호수에 떠 있던 ‘러버덕’ 특수를 누린 기억도 남아있다.
일식당을 하는 이효(49) 대표는 “불꽃놀이를 했을 때도 그렇고, 몇 년 전 러버덕이 화제가 됐을 때도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롯데월드타워 개장이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이동에서 소매상을 하는 박상진(64)씨는 “상권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임대료에도 반영이 돼 월세도 최근 많이 오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에 따르면 방이동 먹자골목 상권 임대료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방이동 T공인 관계자는 “9호선 방이역이 들어설 예정이고 롯데월드타워 준공 소식도 있어 임대료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자리가 좋은 1층 상점의 경우 임대료는 3.3㎡당 20만원 정도로 1년 전보다 10% 정도 올랐다”고 했다.
방이동 S공인은 “권리금도 3.3㎡당 1000만원이 넘는다”면서 “주변 상인 모두 롯데월드타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손님 줄까 걱정…보상금이라도 받아야”
기대에 찬 방이동 상인들과는 달리 송파구 잠실동 장미종합상가 쪽 상인들은 걱정과 분노로 차 있다. 롯데그룹이 인근 몇몇 상권에 상생협약지원금을 준 반면, 장미종합상가에는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상가조합 측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방이시장에 70억원, 인근 재래시장 5곳에 2억원씩, 공동 물류창고 시설 지원금으로 7억원 정도를 지원했다.
조합 관계자는 “장미종합상가는 대규모 점포라는 이유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상인들 매출은 줄고 상가 공실률은 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했다.
상인들은 롯데월드타워 개장으로 손님을 뺏길 것 같다며 근심이 가득했다.
장미종합상가에서 식당을 하는 한병호(32)씨는 “요새 장사가 안 되는데, 롯데월드타워마저 개장한다는 소식에 가슴이 막막하다”면서 “손님들이 아무래도 그 쪽(롯데몰)으로 빠지지 않겠냐”고 했다.
장미종합상가에서 39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방순이(63)씨는 “최근 빈 점포들이 늘고 있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장미종합상가 대림공인 관계자는 “1층 대로변 기준 상가 임대료가 전용면적 3.3㎡당 35만원 정도로 결코 싸지 않다”며 “영세 상인들이 특히 힘들어한다”고 했다. 그는 “롯데월드타워까지 단지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가는데, 낡은 단지 상가로는 새로 지어진 롯데월드타워에 손님을 뺏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미상가조합은 올해 1월과 3월 롯데그룹과 송파구청을 상대로 2차례 궐기대회를 열며 규탄에 나섰다. 조합 관계자는 “낡은 변압기 교체와 개방 화장실 설치 지원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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