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 A to Z] 높은 임대료 받는 비결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수익률, 즉 임차인이 내는 임대료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임대료는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수요 공급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보게 된다. 주변 임대료가 시세보다 월등히 싸거나 비싼 경우가 있다. 전자는 대체로 건물 관리가 부실해 임차인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거나 입지 여건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다. 후자는 비슷한 입지인데도 유독 우량 임차인이 들어와 있고 좀체 공실(空室) 을 보기 어렵다.
■임차인을 위한 배려심과 디테일이 중요
필자가 만났던 유명 부동산 디벨로퍼 K대표의 예를 들어보자. 몇 년 전K대표는 서울 서초사거리 인근 100평 조금 넘는 대지에 1개층 높이 6m, 지상 7층 건물(일반 건물로 치면 13층에 해당)을 짓고 있었다. 겉보기엔 일반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임대료 목표치를 설명하던 K대표가 건넨 임대료 시트는 주변 시세의 1.5배를 넘게 돼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이 건물의 임대가 완료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준공을 앞두고 건물 모습이 드러나면서 의구심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건물의 진정한 가치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개념 건물이었다. 외형이 특이해서가 아니다. 건물 곳곳에 임차인을 위한 디테일과 배려심이 묻어나 있었다. 청결 유지와 인테리어 효과가 좋은 콘크리트 투명 에폭시 바닥재, 황동 액세스 박스(Access box), 바닥 난방시스템, 철제문, 여성들이 선호하는 모던 화장실, 향나무 내부마감 엘리베이터 등이 당장 눈에 들어왔다. 지하실에도 자연 채광이 들어오도록 만든 설계, 유럽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런 조적(組積·벽돌쌓기) 마감과 새시, 주물로 된 문 손잡이, 경첩 등 한눈에 봐도 건물주가 임차인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쓴 모습이 역력했다. 큰 돈을 들여 고급 자재를 치장한 것이 아니었다. 임차인이 좋아하는 콘셉트에 맞춰 소소한 부분까지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건축을 한 것이었다.
결국 K대표의 건물은 준공 후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층에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8년이 지난 지금도 첫 입주 당시 임차인들이 고스란히 사무실을 쓰고 있다. K대표의 경우 신축 전에 충분한 준비 시간과 주변 전문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꼬마빌딩은 대부분 기존 건물에 투자하는 만큼 리뉴얼, 리모델링, 코스메틱, 증축 등을 염두에 두고 매입한다.
■주변 상권 트렌드와 임차인 니즈에 맞춰야
보통 리뉴얼, 리모델링, 코스메틱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증축만이 다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증축의 경우 오래된 건물일수록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 비율)과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을 잘 따져 보고, 내가 구입할 건물의 용적률이 남아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간혹 토지의 용도가 상향되었거나 건축 규제가 풀려 1~2개층 증축이 가능해지면 임대수익률도 크게 오를 수 있다
리뉴얼, 리모델링, 코스메틱 작업은 일반적으로 기존 임차인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진행되며 공사 완료 후 임차인이 바뀌면서 임대료가 오르게 된다. 리모델링은 대체로 골조를 제외한 대수선을 하게 되며, 공사 이후 건물의 새로운 콘셉트와 트렌드에 맞는 임차인이 들어와 임대수익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으나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다.
2010년 거래했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빌딩이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례다. 대지 90평, 연면적 250평, 지하 1층~지상 5층짜리 빌딩을 원단회사 대표가 25억원대에 샀다. 1991년 준공했지만 골조가 튼튼하고 주차장도 확보돼 건물 내·외부를 리모델링한 이후 지역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물이 됐다. 일부 층은 사옥으로 사용해 완전한 수익형 꼬마빌딩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입 당시 임차인들이 리모델링 후 임대료를 올렸는데도 나가지 않고 사무실을 그대로 쓸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임차인들은 쾌적해진 공용 공간,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주차 대수를 법정 대수보다 많이 확보한 점 등에 크게 만족했다. 건물의 독특한 외관으로 인해 1층 임차인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 골목의 꼬마빌딩 리모델링 사례도 있다. 이 빌딩은 대지면적이 56평으로 작았지만 도로 코너에 있고 땅이 직사각형이어서 실제 대지 면적보다 건물은 커 보였다.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매수자는 투자를 결정하고, 2011년 22억원에 사들여 리모델링했다. 건물이 오래돼(1988년 준공) 엘리베이터를 새로 놓고 글라스를 건물 앞쪽에 설치해 탁트인 대로변 조망도 확보했다. 지하층과 지상 1층에는 별도 계단을 만들고 1~2층 활용도를 높였다. 협소한 주차장은 1층 임차인만 전용으로 쓰도록 해 만족도를 높였다.
건물을 리모델링한다고 하루 아침에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매입 전부터 임차인들이 요구하는 트렌드와 니즈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따른 임대서비스가 충족될 경우 꼬마빌딩의 진정한 가치가 상승한다고 할 수 있다.
리모델링 자체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성공의 충분 조건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평가된 물건을 얼마나 저렴하게 매입해서 주변 상권의 트렌드와 임차인 니즈에 맞춘 적절한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윈윈(Win-win)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리모델링을 통한 꼬마빌딩 가치 제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수익형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삼·논현동..강남 원룸촌이 비어간다 (0) | 2017.04.03 |
---|---|
'원리금 분할상환' 시한폭탄..임대사업자 '초긴장' (0) | 2017.04.03 |
아무것도 안했는데 2배 뛴 SES 유진 빌딩, 이유가.. (0) | 2017.04.02 |
오피스텔 지고, 상가 뜨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 트렌드 바꿨다 (0) | 2017.03.31 |
'핫'한 오피스텔 투자, 까딱하면 '악'소리 (0) | 2017.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