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지역)자료

콧대 높던 마포 아파트도 흔들?

웃는얼굴로1 2017. 3. 7. 18:40

-공덕역ㆍ마포역 인근 아파트 호가 하락
-3월 관망세 이어질 듯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얼마 전 서울시 마포구의 아파트 매매를 알아본 김모 씨는 중개업소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름 전에 보고간 집을 1000만원 깎아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선뜻 답을 하지 않자 “잘 얘기하면 더 좋은 값에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했다. 이미 다른 중개업소의 ‘구애’를 받아온 김씨는 일단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가격 흐름을 지켜보기로 했다.
 
최근 2~3년 사이 부동산 호황을 타고 몸값이 급등한 마포구 아파트 가격에 이상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가격이 워낙 가파르게 올라 추가 상승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연말로 갈수록 주택경기가 침체될 것이란 우려가 겹치면서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기사 이미지

 
공덕역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1~2년 전엔 매물이 나오면 집을 보지도 않고 투자 목적으로 사려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젠 그런 수요는 거의 없다”며 “전세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지금 팔아 차익을 챙길지 고민하는 집주인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우수한 교통입지를 내세우며 무섭게 수요를 빨아들이던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e편한세상 신촌(1910가구), 아현아이파크(497가구) 등 신규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를 하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어 해당 아파트는 물론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단지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역전세난 조짐까지 제기되자 입주 임박 단지의 전세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까지 하락하는 연쇄효과를 불어 일으키는 것이다. 공덕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2000년대 초ㆍ중반 지어진 아파트와 신규 입주하는 아파트의 전세 가격 차이가 수 천만원으로 좁혀지면서 전세를 찾는 고객에게 깨끗하고 단지 내 시설이 잘 돼 있는 신규 아파트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면서 자연스레 거래는 감소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아현동과 공덕동, 도화동, 용강동 등의 거래량은 작년 하반기의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이따금 가격 흐름을 탐색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았다 거둬들이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매물이 나와도 매도자나 매입자 모두 선뜻 가격에 동의하지 못하면서 시간만 끌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시장 전반적으로 입주물량이 늘고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 마포 지역만 예외일 순 없다”며 “당장 집을 사야 하는 게 아니라면, 봄 이사철이 끝나고 방향이 잡힐 때까지 여유를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