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업무용 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하던 세빌스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300실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 총괄 관리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 관련 사업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빌스코리아
[1인 가구 늘자 소형주택 수요 급증]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27% 넘어… 소비 성향 높은 전문직군 많아
부동산 컨설팅社·은행도 소형 주택 사업으로 영역 확장
대형 건설사들도 분양 대신 월세 형태로 임대하기도
서울 마포구 합정역 3번 출구 바로 옆엔 주차장으로 쓰는 6000여㎡ 공터가 있다. 이 공터에는 2019년까지 24층짜리 1인 가구용 임대주택이 들어선다. 사업 주체는 금융회사인 미래에셋대우. 이 부지를 960억원에 사들여 임대주택 건설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젊은 층이 몰리는 홍대 상권과 붙어 있고 월세 수요가 많아 수익성이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 홀로 가구(1인 가구)'가 급증하고 월세 위주 임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소형 주택 수요가 급증하자 대형 건설업체는 물론 부동산과 연관이 거의 없는 증권사·통신사까지 소형 주택 임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단순 임대만 하는 게 아니라 건물 관리나 위탁 운영 등 영역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00년 15.5%에서 2015년 27.1%로 늘었다. 4인 가구(18.8%)는 물론 3인 가구(21.5%)까지 제친 것. 2035년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4%(762만여가구)까지 증가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은행·통신사도 '월세' 사업 진출
KT는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2024년까지 오피스텔 1만여실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생, 사회 초년생 등 젊은 1인 가구를 위해 무인 택배함을 설치하고, 신용카드로 월세를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엔 대구 남구 대명동에 400가구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도 분양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문 닫은 은행 지점 5곳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바꿔 '뉴스테이'로 제공하기로 국토교통부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올해까지 6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세빌스코리아는 2월 서울 영등포에 있는 300실 규모 주거용 오피스텔 총괄 관리 계약을 맺었다. 원래 서울 도심 대형 오피스 빌딩을 주로 거래하던 회사인데 1인 가구가 늘고, 주택 시장도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자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한 것. 세빌스코리아 관계자는 "서울 강남·송파·영등포·서대문 등 직장인들이 많은 지역에서 종합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도 월세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네트워크형 부동산 종합 서비스 예비 인증'을 받고 직접 임대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시공과 분양 외에도 직접 임대 사업자로 월세를 받고, 세무·회계·이사 등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코오롱글로벌도 임대주택 브랜드 '코먼 라이프'를 선보이면서 "청년과 노년층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49가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금 확보 유리…1인 가구 서비스 경쟁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주택 임대 시장에 활발히 뛰어드는 건 수익성과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매달 꼬박꼬박 현금을 챙길 수 있고, 1인 가구 소비 형태에 맞는 세탁·보안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방송희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은 "수도권 1인 가구는 오피스텔 거주 비중이 높고, 고소득 전문직이 많은 여성 1인 가구는 주거 편의를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 주택 사업이 분양 중심에서 부가 서비스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소형 주택에 혼자 거주하면 방범과 보안에 대한 요구가 커져 이를 겨냥한 '홈 보안' 서비스 시장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데 건설사들이 여기에도 손을 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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