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40년된 못난이 빌딩에 꽂힌 배우 이다해

웃는얼굴로1 2017. 2. 23. 16:55

[★들의 빌딩] 이다해의 안목이 빛난 ‘못난이 빌딩’

 

일반적으로 경사진 곳에 지은 빌딩은 평지에 있는 건물보다 입지면에서 불리합니다. 오르막길을 다니는데 차량이나 도보 이동 모두 불편해 유동 인구가 적고 상권 확장도 쉽지 않죠. 건물을 새로 지을 때 드는 공사비도 평지 건물보다 많이 듭니다. 한마디로 못난이 빌딩인 셈이죠.

 

하지만 이런 경사지의 단점을 보완하고 활용하면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됩니다. 배우 이다해(33·본명 변다혜)씨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빌딩이 바로 웬만한 평지 빌딩보다 낫다는 경사지 빌딩입니다.

 

 

이씨는 2014년 10월 자신이 살고 있는 고급빌라 ‘논현 라폴리움’에서 걸어서 5분 정도 떨어진 허름한 건물을 어머니와 공동명의로 33억원(3.3㎡당 4500만원)에 사들였습니다. 대지면적 238.9㎡(약 72평), 연면적 156.14㎡(약 47평), 지상 2층 규모로 당시 주변 건물 시세가 3.3㎡당 5000만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저렴하게 샀죠.

 

‘이다해 빌딩’은 지하철 7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강남구청역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어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합니다. 너비 10m 짜리 도로변에 있어 눈에 잘 띄었죠. 문제는 수익률입니다. 지은 지 40년이 넘어 낡은 탓에 보증금 1억원, 월세 800만원 정도에 세를 놓았습니다. 수익률을 따지면 연 3%대로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었죠. 이씨는 기존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대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헐고 새로 지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건물이 1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신축해도 최고 3층까지만 올릴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경사지 빌딩의 장점이 발휘됩니다. 이다해 빌딩은 경사면에 있기 때문에 건축물대장상으로는 지하 1층~지상 3층이더라도 실제론 지하층 없이 지상 4층처럼 보이도록 신축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지하 1층이 지상 1층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이다해 빌딩은 현재 음식점이 있는 1층 부분 전면은 지상으로 노출됐지만 후면으로 갈수록 지표면 아래에 있습니다. 건축법 규정에는 ‘바닥에서 지표면까지의 평균 높이가 해당 층 높이의 50% 이상’인 경우 지하층으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씨는 경사면 건물 구조 덕분에 신축하면 1층을 더 벌 수 있습니다. 현재 이다해 빌딩의 시세는 40억원 정도로 2년여 만에 7억원 가까이 올랐는데, 낡은 건물을 신축해 새로 짓는다면 시세는 크게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다해 빌딩’의 건축물대장을 살펴보면 지하 1층~지상 1층이 아닌 지상 2층으로 돼 있습니다. 1984년까지는 반자높이(방의 바닥면으로부터 천장까지의 높이·천장고)를 기준으로 지하층을 규정해 지상 2층이었지만, 현재는 법이 바뀌어 층고를 기준으로 지하층을 정의해 신축한다면 지하 1층~지상 3층이 될 수 있죠.

 

이씨 건물처럼 오래된 건물이라면 건축물대장에서 지상층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꼼꼼히 살펴보면 지하층으로 인정받고, 경사면 빌딩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해 새로 신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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