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열정은 거세고 강했다. 낡은 공장 부지를 젊음이 넘치는 거리로 바꿨고, 지쳐가던 동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용산 남영동 ‘열정도’.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공장 지대였던 곳이 열정에 찬 청년들이 모이면서 변신을 하고 있다. 아직 남은 공장들과 새로 생긴 주변 카페와 음식점들은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열정도 만의 독특한 거리 분위기를 자아낸다.
열정도는 남영역 1번 출구로 나와 용산더프라임아파트를 가로질러 지나오면 보인다. 중심 거리인 백범로87길을 비롯해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백범로90라길과 원효로80길이 있다. 이 세 거리를 두고 열정도라 한다.
![백범로87길에 있는 열정도. /최문혁 기자](http://t1.daumcdn.net/news/201701/01/chosunbiz/20170101115301887kjja.jpg)
열정도는 ‘열정이 머무르는 섬’이라는 뜻이다. 열정도를 제외한 주위 지역은 재개발이 끝나고 모두 높은 주상복합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정말 ‘섬’인 셈이다.
열정도엔 열정도 고깃집, 판, 아지트, 철인28호, 감자집, 치킨사우나 등 초기 6개 점포를 시작으로 주꾸미집을 비롯한 여러 맛집들과 카페가 들어서고 있다.
열정도 한복판에 있는 카페 ‘커피더맨’도 그 중 하나다. 백영현 커피더맨 매니저는 “상권이 개발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2015년 6월에 가게를 열었다”며 “인쇄공장이 있던 느낌을 살려서 인테리어했다”고 말했다.
맛있는 커피로 유명한 커피더맨은 내부 인테리어도 남달랐다. 아늑하지만 공장 특유의 거친 느낌을 살렸다.
![옛 공장을 카페로 만든 커피더맨 내부(왼쪽 위)와 열정도에 아직 남아있는 공장지대 흔적들. /최문혁 기자](http://t1.daumcdn.net/news/201701/01/chosunbiz/20170101115302181rbpn.jpg)
상권은 대부분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드문드문 아직 명맥을 이어가는 인쇄소나 공장도 눈에 띄는데, 공장 임대 계약이 끝나면 모두 식당이나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 입소문 타고 뜨는 상권에 임대료 2배 뛰어
열정도에는 인근 직장인과 주민들뿐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찾는 외지인들로도 북적인다. 친구들과 열정도를 찾은 이슬기(22)씨는 “친구 추천으로 와봤는데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흥 상권으로 떠오르는 열정도에는 새로운 상권의 가능성을 보고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 홍성수 프라임114공인 대표는 “가게를 열겠다고 찾는 사람이 많지만 빈 점포가 없어 발길을 돌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남은 공장 중에도 임대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외식업으로 모두 채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열정도 상권이 형성된 후 임대료는 가파르게 올랐다. 2014년 11월 청년장사꾼이 6개의 점포를 연 뒤 상권이 성장하며 임대료도 오른 것이다.
열정도 상권이 생기기 전 1층 기준으로 전용 3.3㎡당 5만~6만원 정도였던 임대료는 지금 3.3㎡당 10만~12만원 정도로 올랐다. 2년 만에 두 배가 뛴 셈이다. 임대료가 오르긴 했지만 다른 유명 상권보다는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 임차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공장 지대에 문을 연 점포들이라 초기엔 권리금도 없었지만 이젠 조금씩 권리금이 붙고 있다.
![열정도에 들어선 가게들. /최문혁 기자](http://t1.daumcdn.net/news/201701/01/chosunbiz/20170101115302366qzkt.jpg)
열정도 인기를 반영하듯, 새로운 가게를 열거나 문을 열 준비를 하는 곳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카페 겸 술집 팔레트도 그 중 하나. 팔레트 매니저는 “새로운 매장들이 계속 들어서는 것을 보면 상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피자집과 라면 가게, 꼬치집 등 세 곳이 곧 문을 열 예정이다.
우범지대로 인식되던 곳이 젊은 거리로 탈바꿈하자 지역 주민들도 반기고 있다. 열정도 인근에 60년 가까이 살았다는 김모(75)씨는 “예전보다 거리에 활기가 넘치고 동네 분위기도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열정도 상권엔 호재도 대기 중이다. 남영역 인근 캠프킴 부지 개발과, 남영역 출구 조성 등이다. 이런 계획이 실현되면 미래 상권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열정도 점포들 다수는 저녁부터 장사를 시작하기 때문에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오후 늦은 시간에 가는 것이 좋다. 낮에는 보통 카페와 일부 식당들만 문을 열어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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