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같은 광화문인데 이쪽은 '만실' 저쪽은 '텅텅'.. 대형빌딩도 양극화

웃는얼굴로1 2016. 10. 6. 17:01

센터포인트광화문, 우량 임차인에 입지 단점 극복하고 매각가↑..

초과공급 속 양극화 심화

 

서울 도심의 대형 오피스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가운데 일부 입지가 좋고 우량 임차인이 입주한 빌딩들과 그렇지 않은 곳들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계속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이 마스턴자산운용으로부터 센터포인트광화문 빌딩을 3070억원에 사들였다.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위치한 연면적 3만8924㎡ 규모의 이 빌딩 매각가는 3.3㎡당 2606만원에 달했다. 올해 거래가 완료된 프라임급 빌딩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통상 광화문~종각~을지로 사이에 위치한 프라임급 빌딩이 임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지만 이 빌딩은 경복궁 방향으로 다소 벗어나 있다. 하지만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건물 전체의 70% 가량을 사용하는 등 우량 임차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건물 가치를 높인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단순 입지로만 보면 임차인의 선호도가 조금 떨어지는 곳이라고 볼 수 있지만 법무법인은 업종 특성상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한 번 입주하면 장기가 머무는 경향이 짙다"며 "임차인이 워낙 우량하고 장기임대로 수익률이 보장되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센터포인트광화문처럼 우량 임차인을 확보했거나 랜드마크로 꼽히는 일부 빌딩들을 제외하면 공실률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광화문~신문로 일대에서 소위 랜드마크로 꼽히는 곳들은 △교보생명빌딩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영풍빌딩 △그랑서울 △디타워 등이다.

 

교보생명빌딩은 오래된 빌딩이지만 광화문역과 세종로에 바로 인접해 있는 입지적 장점 때문에 각국 대사관 등이 장기 임차하고 있다. 최근 지어진 빌딩들은 고급 마감재와 넓은 주차공간 등 최첨단 내부시설을 갖춘 곳들이 많아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린다.

 

공실이 없는 빌딩들도 있다. 부동산 자산관리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센터포인트광화문을 비롯해 △노스게이트빌딩 △씨티은행본점빌딩 △세종로대우빌딩 등의 공실률이 0~1% 수준이다.

 

반면 외국계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인근 센트럴플레이스빌딩(10.5%), 흥국생명신문로빌딩(11.9%), 에스타워(14.3%) 등은 10%를 넘어서는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경복궁에서 가까운 트윈트리타워의 경우 건물 2개동 중 1개동은 상당층이 임차인을 찾지 못해 장기간 비어 있는 상태다.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렌트프리, 임대료 할인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공실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광화문 도심권 연면적 3300㎡ 이상 오피스 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8.6%인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전망, 내부시설, 우량 임차인 여부에 따른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진택 리맥스코리아 이사는 "준공된 지 3~4년 정도된 최첨단 시설을 갖춘 프라임급 빌딩이나 오래되더라도 랜드마크 격인 곳들은 공실이 적은 편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대부분 공실에 시달린다"며 "광화문뿐 아니라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오피스 시장이 전반적인 초과공급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로 수요는 정체 내지는 줄었는데 도심뿐 아니라 외곽에서도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