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값의 20%만 있으면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는 '집주인 매입임대주택 시범사업' 사업자(집주인) 모집을 오는 23일부터 상시 접수 받는다.
지난 8월 16~19일 4일 동안 접수한 1차 모집 결과 300가구 모집에 260가구 신청에 그쳐 상시접수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집주인 매입임대주택사업은 민간이 주택을 매입해 LH에 임대관리를 맡기고, 시세의 50~80% 월세로 8년 이상 임대하기로 하면 집주인은 집값의 20%만 가지고도 임대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의 후속 방안으로 이 사업을 추진, 사업 주체인 LH가 지난 7월 29일 사업자 모집공고를 내고 1차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저금리 시대에 연 4~5%의 확정수익이 가능하다는 이 사업에 많은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집주인이 직접 대상 물건을 찾아내야 하는 복잡한 사업구조, 짧았던 접수기간 등으로 신청자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LH 관계자는 "총300가구 모집을 목표로 진행한 1차 시범사업 공모의 경우 휴가철과 짧은 접수기간의 영향으로 전체 신청 물량이 260가구에 그쳐 상시접수로 전환하게 됐다"고 밝혔다.
◇집값 20%만 있으면 된다지만
=이 사업은 소액 투자로 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참여에 앞서 꼼꼼히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먼저 투자금 규모인데 '집값의 20%'라는 투자금은 집값 충당의 원론적인 비율이다.
집주인이 20%를 부담하고 중도금에 해당하는 50%는 LH가 연 1.5% 기금융자를 통해 지원하며, 잔금에 해당하는 30%는 LH가 선지급하는 보증금으로 지원하는 형식이지만 기금융자와 보증금 지원에 액수 제한이 설정돼 있다.
다세대 주택의 경우 기금융자는 1호당 8000만원, 보증금 지원은 기금 융자액의 60%로 제한된다. 즉 매매가 2억원의 다세대주택 한 채를 매입해 이 사업을 할 경우 기금융자액은 8000만원, 보증금 지원은 4800만원에 그쳐 집주인이 내야 할 돈은 30%가 넘는 7200만원에 달한다.
대상 물건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LH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던 A씨(45·여)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다니며 물건을 둘러봤지만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하자가 있는 집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LH는 이와 관련해 "1차 시범사업 접수시 사업신청 전에 매도인과 협의가 쉽지 않았다는 의견을 반영, 매도인의 신분증 제출 생략 등 종전 보다 간소한 방식으로 접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값이 뛰고 있고 청약시장이 과열된 지금의 주택시장에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타깃으로 한 이 사업에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 C공인 관계자는 "입지가 조금이라도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 너나 할것 없이 아파트 청약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유자금이 있더라도 집주인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할 사람은 더 제한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동욱 기자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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