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부동산

서울 소형주택 지을 땅 어디 없나요?

웃는얼굴로1 2011. 3. 22. 12:07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다중 주택 등 1∼2인가구 수요 증가에 따른 소형 주택 신축 붐이 일면서 최근 들어 서울 등 도심에서 임대수익형 주택 건설용 부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이들 소형 주택에 대한 건축규제를 대대적으로 풀고 있는 데다 전세난으로 소형 주택의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정작 도심에는 이들 주택을 지을 땅이 없기 때문이다.

■도심 소형주택 부지 ‘귀한 몸’

2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세난과 1∼2인가구 증가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행사들이 사업부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다수 시행사들이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중개수수료 상한요율 0.9%에 최대 1∼2%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으로 개발용 땅 찾기에 나서고 있으나 이조차도 쉽지 않다는 게 시행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지역 곳곳에는 ‘도시형생활주택 및 오피스텔부지구함!조건-강북지역,면적 660㎡이상,용도지역은 상업지역,금액 상관없음, 연락처 010-××××-××××’ 등이 적힌 전단지가 나붙어 있다.

서울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을 추진 중인 시행사 B사 관계자는 “서울 강남지역은 땅값이 3.3㎡당 5000만원선으로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어 지분시세가 이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한 강북쪽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세권에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변 단독주택 두 채 이상을 한꺼번에 매입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어려움이 있지만 지난해부터 단독주택 매매가격이 올라 집주인들이 팔 생각을 안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액이 상관 없다고 표현한 것은 연락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일단 매각할 의사가 있는 땅주인이 나타나야 설득을 하든, 금액을 조율하든 할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자 역시 “서울지역에 웬만한 곳은 이미 소형 주택 건설공사가 추진되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까지 뛰어들면서 부지는 없고 지분 시세는 올라 중소형 시행사들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단독주택 용지난 속 가격 급등

국민은행의 전국 도시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단독주택 매매 가격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전달 대비 각각 0.1%씩 오른데 이어 올해 1∼ 2월에는 가격 변동률이 각각 0.2%로 상승 폭이 커졌다. 4개월 새 0.6%나 오른 것이다.이는 같은 기간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상승률(0.5%)을 웃도는 수치다. 또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단독주택 가격은 0.5% 상승한 데 비해 아파트값은 2.1% 하락했다.

자체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땅주인들도 있다. 지하철2호선 교대역 인근의 유명 곰탕집은 최근 가게를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땅주인이 이 곳에 15층 130실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량고객(VIP)을 상대하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도 소형 주거시설 투자(신축)에 대한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 PB센터 김연화 부동산팀장은 “강남지역 VIP고객 중 개인 땅에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을 짓기 위해 상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에 사업을 한다면 한층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서울지역 노른자위의 땅주인들은 직접 사업에 나서고 마땅한 부지는 없다보니 시행사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로 인해 경매시장에서도 단독주택 등의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지역 다가구주택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82.7%에서 지난 2월에는 92.4%로 치솟았고 이 달 들어서는 지난 15일 현재 99%를 기록했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