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투자

홍대 뺨치는 상수·연남 상권의 '도발'..임대료 폭등의 그늘도 짙어

웃는얼굴로1 2016. 1. 23. 17:21

홍대에서 파생된 상수동과 연남동 상권의 상가 임대료가 홍대 상권 임대료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홍대 주변의 치솟는 임대료를 피해 상수동과 연남동으로 자리를 잡은 상인들 중 일부는 치솟은 임대료에 떠밀려 또다시 가게를 옮겨야 할 처지에 몰렸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홍대 상권의 평균 상가 임대료는 1㎡당 3만6800원으로 3.3㎡(1평)당 12만10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수동내 상가 임대료는 1㎡당 3만5200원, 3.3㎡당 11만6000원으로 홍대와 큰 차이가 없다.

 

상수동 골목에 있는 건물 1층은 대부분 상가로 리모델링 돼 있다. /이승주 기자
상수동 골목에 있는 건물 1층은 대부분 상가로 리모델링 돼 있다. /이승주 기자
연트럴파크와 연남동 동진시장 사이 골목의 주택은 리모델링 후 가게가 들어서는 경우가 많으며(왼쪽 사진), 연남동에는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현장이 많다. /이승주 기자
연트럴파크와 연남동 동진시장 사이 골목의 주택은 리모델링 후 가게가 들어서는 경우가 많으며(왼쪽 사진), 연남동에는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현장이 많다. /이승주 기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연남동 성미산로 끝자락에 건물들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이승주기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연남동 성미산로 끝자락에 건물들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이승주기자

 

홍대 주변 마포구 동교동 일대 공인중개소 얘기를 종합해 보면 가게 위치나 크기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이 주변 상가는 1층 기준 권리금 8000만~1억원, 보증금 3000만~5000만원 정도에 3.3㎡당 월세 17만~20만원 정도다. 33㎡(10평) 정도 크기의 상가 월세가 200만원가량 한다는 얘기다. 신축 상가는 권리금이 없는 대신 임대료가 3.3㎡당 평균 20만~22만원으로 좀 더 비싼 편이다.

 

상수동 주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상수동 주변에서 1층 기준 전용 33㎡짜리 상가를 구하려면 권리금은 3000만~2억원, 보증금 3000만~5000만원에 월 임대료 200만~300만원 정도는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상수동 P공인 관계자는 “홍대 중심에서 상권이 차츰 차츰 밀리기 시작하면서 처음엔 대로변에 발달하기 시작한 상권이 지금은 상수동 골목 골목까지 형성됐다”며 “이제 이곳도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 들어오고 싶어도 아무나 못 들어오는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

 

서교동 L공인 관계자도 “서교동 365거리나 주차장거리를 제외한 나머지 홍대 지역은 상수동이랑 큰 차이가 없다”며 “홍대나 상수동이나 가게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보통 권리금 1억원 내외에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250만원은 된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연남동 평균 임대료는 2만8600원으로 홍대 상권에 비해 8000원 가량 차이가 나는 편이다. 하지만 연남동의 센트럴파크라는 이른바 ‘연트럴파크’ 주변 상가는 홍대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주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연남동 주변 공인중개소의 얘기를 종합하면 1층 기준 전용 33㎡ 상가는 권리금 8000만~1억5000만원, 보증금 3000만~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 이상이다. 불과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오른 것이다. 공원 주변 주택이나 상가는 2년 전만 해도 매매가가 3.3㎡당 400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7000만원을 넘어섰고, 주택 건물 1층은 상가로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연트럴파크부터 연남동 동진시장으로 향하는 골목 주택들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대지면적 기준 3.3㎡당 2년 전 2000만원 내외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3500만~4000만원까지 올랐다.

 

동교동 H공인 관계자는 “연남동 공원을 끼고 있는 상가들은 홍대 쪽보다 가격이 비싼 곳도 부지기수”라며 “권리금이 없는 신축 상가의 경우 1층 12평(약 40㎡)짜리가 보증금 5000만원에 임대료를 400만원씩 받겠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연남동 D공인 관계자는 “연남동 상권 시세가 1층 기준 3.3㎡당 16만원 정도라면 홍대는 그보다 1만~3만원 가량 비싼 정도”라며 “공원 주변의 20~30평대 1층 건물은 권리금이 1억5000만원 정도 나간다”고 말했다.

 

연트럴파크와 동진시장, 그리고 그 사이 골목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상권은 점차 범위가 넓어져 최근에는 철길이 지나가는 골목 안쪽까지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

 

연남동 O공인 관계자는 “옛 모래네마트가 있던 성미산로 끝자락이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뜨고 있다”며 “사람들 사이에서 동진시장 맛집으로 유명한 ‘툭툭누들타이’의 2호점이 그 근방에 생길 예정인데다 방송인 김미경 씨도 그 쪽에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뛰는 임대료에 상인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홍대 주변에서 상수동으로 가게를 옮긴 최재훈(43) 씨는 “올해 6월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임차료가 많이 오르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지난번엔 건물주와 협의가 잘 돼 월세가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많이 올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천정부지의 월세를 버티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가게를 옮긴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다음 타자가 내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연남동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김모(38) 씨도 “동네가 막 뜨기 시작할 즈음에 장사를 하러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높지 않아 가게를 내 놓은 상태”라며 “주변에 잘 되는 가게들이야 월세가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지금은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도 힘들어 적당히 권리금이라도 챙겨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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