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웅
DTI 눈치 보느라 부동산은 꼭꼭 숨었다
금년 3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풀어 줬던 대출규제 완화기간이 코앞에 다가옵니다. 부동산 매도 세력과 매수 세력은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양 눈치만 살살 보면서 담벼락 뒤에 숨어있는 모양새로군요. 규제완화가 연장될 것이냐? 마감할 것이냐? 를 두고 나름대로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의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에서는 규제완화를 마감하게 되면 이제 살아나려는 주택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연장하는 게 옳다고 하는 반면, 금융위에서는 부동산이 살아나면 개인부채가 증가하게 되므로 더 이상 연장하지 말고 규제를 계속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면서요?
어느 쪽 말이 옳을까요? 규제가 계속되면 부동산시장은 다시 냉각될 수 있을 것이기에 사려는 사람들은 기회를 미루려 하겠지요. 반대로 팔려는 사람들은 완화가 계속되면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므로 급히 팔 필요가 없을 것이고요. 결과에 대한 평가는 세월이 흐른 후에 판단해야 할 것이므로 기다려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만일 완화대책이 마감되고 규제가 다시 시작된다면 앞으로 시장은 어찌될까요? 매수세가 약해진다 해도 예년 입주물량이 30만 가구였음에 비해 2011년 입주물량이 19만 가구라면 전세난은 더욱 가중 될 것이고, DTI가 있건 없건 오를 곳은 또 오르는 형국이 되겠지요? 고생은 서민들이 하고 돈은 또 있는 사람들이 벌게 되지 않을는지요?
문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과다한 부채로 인해 큰맘 먹었던 보금자리 주택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토지보상 문제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고 있음도 걱정입니다. 공공물량이 줄어든다면 2-3년 후에도 주택사정은 불을 보듯 뻔 한일일 텐데 말입니다. 시동만 걸어놨을 뿐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음이(搖之不動)안타까울 뿐이로군요.
그런데 요즘 부동산은 조용한데 나라 안이나 나라밖은 왜 벌집을 쑤셔 놓은 것처럼 시끄러울까요? 특히 이 정부 들어 목소리 큰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천주교는 4대강 사업 반대하느라 정신없고, 개신교는 이슬람 채권법 결사반대하면서 하야까지 운운하는가 하면 불교계와는 크고 작은 일들이 사사건건 시비가 일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모든 일들은 여론이 수렴된 후 한데 뜻을 모아 화합하는 분위기가 이어져야 하는데 부동산문제부터 늘 삐걱 소리를 내면서 순조롭게 가지 못하는 걸 보노라면 소통부재가 원인이 아닐는지 생각됩니다. 기분대로 가다가 아니 감만 못하여 다시 되돌아오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으니까요. 촛불시위 때부터 그랬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꼬투리 잡기 1번지로 일컬어지는 여의도에 새바람이 불었다는 말을 들으셨겠지요? 여의도에서도 서로 화합하여 빨리 처리하는 일도 있었다니 웬일일까요? 정치자금법 말입니다. 자기 밥그릇 챙기는 일에는 선수들이 따로 없었다니 그런 상황을 지켜 보면서 내년 총선 때 꼭 투표장엘 가야할 것인지 아리송해지네요.
옛날 쫙 벌어졌던 지역간 갈등도 다시 골이 깊어지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부산은 신공항을 가덕도로, 경북과 경남은 밀양으로 끌고 가기 위해 난리들을 피우고 있으니까요. 진주와 전주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본사 이전을, 충청권은 과학비지니스벨트를 유치하기 위해 민, 관이 전심전력을 다해 사생결단을 하고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요?
선심성 공약들이 싸움판으로 변하게 되면 부동산은 울고 웃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혁신도시, 기업도시, 무슨 도시 등 말만 무성했던 공약 탓에 애꿎은 땅만 파 해쳐 놓게 되었고, 보상을 받다 만 지주들은 갈 곳이 없다 하더군요. 지정만 해놓고 보상하지 못한 보금자리 택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느 판사는 친형을 회생기업 관리인으로, 데리고 있던 운전기사를 감사로 선임했다가 좌천인사를 당하는 가하면 총 영사와 부 총영사 등 몇 영사는 중국 여인 “덩”씨의 엉덩이에 쌓여 “제사상에는 관심이 없었고, 곶감에만 침을 흘렸다”니 이래도 되는 일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국가기강이 어쩌다 이렇게 흔들리게 되었는지?
사법연수원생들과 로스쿨생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도 보통문제가 아니로군요. 장차 이 나라의 저울대 역할을 할 분들이 지금부터 시위현장에 나가 있으니 어찌해야 할까요? 당초 정책집행과정에서 이런 불상사를 예측할 수 없었을까요? 참, 세상은 요지경(瑤池鏡)이라는 생각뿐입니다.
원래 부동산은 외우내환(外憂內患)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안 그래도 모진 한파와 구제역으로 식재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허리가 휘고 있는 중에 리비아 사태로 기름 값까지 사정없이 올라 불난 집에 휘발유를 붓고 있으니 또 허리띠를 한 칸 졸라매야 되겠군요. 리비아 그 동네도 살짝 맛이 간 놈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카다피라 하더이다.
세상이 어수선해지고 보니 요즘 상담질문은 두 가지로 요약이 되더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 하나는 지금 팔아야 하느냐 이고, 또 하나는 팔게 되면 어떤 것을 사야 하느냐? 라는 것입니다. 새로이 주택을 사야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음이 지난달과는 다른 현상이었습니다.
팔고 사겠다는 분들은 대개 50대나 60대 이상 분들이고, 임대사업 겸 투자이익을 보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11. 전세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3채 이상을 사게 되면 취득세도 감면 되고, 5년 후 팔았을 때 양도세 등이 감면되기 때문에 그쪽에 눈길을 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66㎡(20평)에서 115㎡(35평) 내에서 매물을 사겠다고 하지만 이미 중소형은 거의 바닥이 났고, 미분양도 몇 곳 외에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매물 고르기에 애로가 있다 하더군요. 한 발짝 늦었다는 후회를 많이 들었습니다.
물가가 전쟁을 하게 되면 부동산은 잠시 피난을 가게 되고 숨어서 남몰래 웃는답니다. 요즘이 그런 시기로군요. 굼벵이는 움직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갈 곳을 다 갑니다. 한 때 30만 가구를 육박했던 전국 미분양이 약 7만 가구로 떨어졌다면 시간과의 싸움도 이제 다 끝나가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동산 바람기와 사람 바람기는 자신도 모르게 온다는 말씀을 드린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영사가 바람이 났을까요?
여러분~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건 잡는다고 잡히는 게 아니거든요. 물가 따라 반드시 오르는 것~ 바로 부동산이 아닐는지요?
오늘은 노래 한 곡 부르면서 칼럼 끝낼 랍니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 ♪♬♩♩♩~~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학. 생활법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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