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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3인의 긴급 진단

웃는얼굴로1 2011. 3. 6. 01:12

집값 폭락으로 주택 거래는 급증했지만 전셋값은 폭등해 전세 이사를 계획 중인 사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정부가 새롭게 부양정책을 발표했지만 당분간 전세대란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주택 구입과 전세 중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전문가 3인의 조언을 전한다.


진단 하나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 김규정
“전셋값 오른다고 무리하게 내집마련하면 손해다”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 최고조

지난해 연말 강남권 재건축 등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집값 바닥론’이 떠올랐다. 이는 올 초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에서 작년 10월부터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역으로 이러한 현상은 장기간 이어진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바닥을 친 직후라고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주택 부동산시장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상반기에는 회복 속도가 다소 더딜 수 있고 중대형이나 외곽 지역은 회복력이 덜하다. 강남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선호 수요가 많은 소형 주택부터 회복될 전망이다. 올해 초에는 대부분의 급매물이 소진되었고 상반기 강보합세를 거쳐 2분기 이후 혹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13일 기준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발표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세는 물건 부족과 가격 오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 초부터 이어진 오름세는 강남 등 도심에서 외곽으로, 소형에서 중대형 시장까지 확산될 가능성 있다. 주거 선호 지역, 유망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봄 이사철이 맞물리면 물건 부족 현상도 지속되고 가격도 오를 것이다. 최근 월세 전환과 집을 사지 않고 대기하는 전세 수요가 느는 것도 요인이다. 정부가 ‘1·13 전월세 안정화 방안’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좀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환금성 좋고 수요층 탄탄한 소형 아파트 눈여겨볼 것

작년 말부터 대기수요가 많은 강남권의 저가 매물 거래가 활발해졌다. 유명 학군 지역, 역세권, 교통 개발 지역 등에 주택 구매 수요가 몰렸다. 이와 함께 저렴한 소형아파트의 비중이 많은 강북권 일부도 거래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1기 신도시인 분당 등도 회복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 입지가 우수한 강남, 한강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매물도 거래 증가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에서 구입에 유리한 주택은 환금성이 좋고 수요층이 탄탄한 소형 아파트다. 주택 투자자들은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미니아파트, 원룸, 오피스텔 등에도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전세의 경우 역시 주거의 편의성이 좋고 활동성이 우수한 도심지, 역세권 등이 인기 지역이다.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있으나 연초 관망세도 엇갈리면서, 집을 사지 않고 머무르는 전세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보금자리주택을 대기하는 수요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투자 리스크가 커진 주택 구매보다 소규모 주택 임대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 소규모 가구(1~2인 가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으로 전셋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올해는 수도권 입주아파트 물량도 줄고 기존 세입자들은 재계약을 하고 있어 물건 출시가 줄었다. 또 수익을 높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도 늘어 전세물량은 더욱 부족해지는 양상이다. 저렴한 전세매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계약 3~5개월 전부터 전세를 예약해 두고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발생했다. 집주인들이 우위에 있어 전세금 상승 부담이 커졌고, 특히 2년 전 싸게 전세를 구했던 세입자들은 높아진 전세금을 맞춰주지 못해 싼 지역으로 밀려나거나 대출을 이용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전 지역이 모두 급등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주거선호지역의 전세물건 부족과 가격 상승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어 이들 지역의 오름세가 수요를 외곽으로 밀어내고 풍선효과처럼 전셋값 상승세가 확산되어 서민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가치 상승 가능한 매물인지 판단할 것

내집마련을 꼭 해야 하고 여유 자금도 있다면 차라리 내집마련을 하는 것이 전세 물건이 부족한 요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전세 비용이 충분한 경우에만 가능하므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까지 내집마련을 할 필요는 없다. 또 올 초부터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른 상황이므로 집 구입시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만약 내집마련을 한다면 환금성이 좋은 역세권 소형 주택을 고르는 것이 가장 탁월하다. 또 특정 매물을 두고 전세를 유지할지, 매입할지 고민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가치 상승이 가능한 주택인지를 따져보고 만약 전세를 원하지만 오르는 전세금이 부담이라면 공공 임대나 장기 전세 주택 등의 상품을 이용하거나 보금자리주택 같은 저렴한 공공분양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1월부터 강남권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본 청약이 시작되는 등 올해도 공공주택 공급량이 많다. 소형 주택을 구입할 경우 내집마련 저리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 ‘1·13 전월세 안정화 방안’에 따라 전세자금 지원도 늘어나게 되어 무주택자가 주택 구입시 요건을 갖추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은 연결된 시장이다. 집값이 오르면 매매시장이 팽창하고 반대일 경우 전세시장의 수요가 늘면서 전세란과 전셋값 상승이 나타나게 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시장의 동태, 가격 변화, 정책 변경 등에 따라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전세를 유지할 것인지 내집마련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진단 둘 세종대학교 도시부동산대학원 부동산투자전공 임재만 교수
“재산의 50% 안팎에서 주택 구입해야 한다”
>>최근 몇 년 중 가장 좋을 부동산 경기

올해 부동산 경기는 최근 몇 년에 비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최근 몇 년 사이 신규 입주 물량이 매우 적었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조정을 오래 받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기 수요는 줄지 않았고 지방에서도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지만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가구원 수 감소는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요소다. 부동산의 단기적인 변동은 있을 수 있어도 장기적인 흐름은 하향 안정 기조라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전세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고 전세 매물도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초반 서울의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은 약 60%였으나 이후 계속 하락해 2008년 말에는 40%를 밑돌았다. 그러다 최근 전세 가격 상승으로 다시 45% 수준이 되었는데, 이는 주택 가격에 비해 전세 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면 전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전세 수요는 많아지는데 전세 공급은 줄어드니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집값 상승 예상되면 대출도 괜찮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남양주, 용인, 파주, 화성 등의 아파트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135㎡ 이하 아파트는 최근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형 평형 아파트는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작년 말께부터 대형 평형의 거래량이 다소 증가하고 있다. 전세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저금리와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실종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전세를 끼고 사려 하지 않고 기존에 전세를 주고 있는 사람도 전세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 가격 상승분을 전세보증금보다는 월세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 전세 수요는 대체로 소형 평형에 몰려 있어 전세 가격 상승도 소형 평형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소형 평형의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교육 여건이 양호한 지역에서는 대형 평형으로 전세 수요가 밀려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의 경우 송파구, 영등포구, 강남구 등 학군이 양호하고 신혼부부 수요가 많은 지역에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세 혹은 매매의 선택은 향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달라진다.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대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때 장기담보대출을 이용하면 이자분에 대한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고,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면 양도세 감면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전세 혹은 월세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택 구입을 위한 시간을 벌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년 말 현재 서울의 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의 비율은 약 45%인데 집값이 5억원이라고 할 때 전세는 2억2천5백만원이면 된다는 것이다. 기회비용을 따져본다면 이자율을 5%로 볼 때 집을 사면 연간 이자비용이 2천5백만원인데 전세는 연간 1천1백25만원에 불과하다. 주택 보유에 따른 재산세 등 부담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전세보다 주택 구입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집을 살 것인지 아니면 전세를 얻을 것인지는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인지, 앞으로 금리나 물가상승 이상으로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는 반드시 여윳돈으로 해야

모든 재산을 다 쏟아 부어 주택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주택 가격 변동이나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재산의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자신의 재산 70% 이상을 부동산에 묶어두고 있다. 그 동안 무엇보다 안전하고 수익성이 좋은 투자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또 대출을 받는 경우도 대출상환금과 다른 채무 상환액의 합이 소득의 40%를 절대 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집값이 단기간에 크게 오른다면 모를까 소득의 40%를 넘으면 원리금 상환 부담에 다른 소비지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주택마련저축에 꼭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얻는 경우 자금이 충분해도 대출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택매입자금은 만기 15년 이상이면 이자 상환분 연간 1천만원까지, 30년 이상이면 연간 1천5백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전세의 경우 월세액도 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공제와 합산해 연간 3백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진단 셋 네이버 카페 ‘재테크명가’ 운영자 이정태
“사라지는 전세시장, 해결책은 없다”
>>내집마련만 한 재테크는 없다

전세로 할 것인가, 월세로 할 것인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정이므로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가 어렵다. 또 전세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인 저금리와 세금 문제는 전세시장만을 위해 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즉, 임대시장에 나온 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전세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가는 오르고 반전세는 확산될 것이며 지속적인 월세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의 전세대란은 결국 전세 세입자가 고통을 감내해 나가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임대주택공급 정책에는 시간이 걸리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정부 대책도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집주인은 반전세나 전세금을 올려 받아 투자금 회수와 임대수입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이기 때문이다.

집값 등락이 전혀 없을 때 월세는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전세도 예금 금리만큼, 그리고 주택을 매입할 경우 세금을 내야 하고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리만큼 기회비용의 손실이 발생한다. 얼핏 보면 전세가 유리해 보인다. 대출금리가 더 높지 않은가? 하지만 이는 순수한 주거비용에 대한 기회비용만 고려한 것이다. 집주인이 된다는 것은 즉 실물자산을 가진다는 것으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물자산이 있으면 물가가 상승하면 물가상승분으로 인한 손실이 자연스럽게 만회될 수 있고 각종 금융수단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로 활용할 수 있다. 내집을 가지게 된다면 좋은 투자기회가 생겼을 때 손쉽게 은행을 활용할 수 있지만 전세 세입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할 수 있더라도 훨씬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혹 전세 세입자가 많은 예금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현재 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역시 실물자산인 부동산 쪽이 유리하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오른다고 생각하면 앞서 복잡한 이야기는 물론 할 필요도 없다.

>>공공기관과 금융권의 대출 활용할 것

 전세자금 대출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공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는 제도와 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는 방법이다. 먼저 공공기관을 통한 전세자금 대출은 지역단체장의 추천이 필요한 ‘영세민전세자금대출’과 주택금융공사에서 대상자 확인한 후 받을 수 있는 ‘근로자전세자금대출’이 있다. 공공기관을 통하는 만큼 금리는 저렴하나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영세민전세자금대출’은 구청 등을 통해서 확인하고, ‘근로자전세자금대출’은 공사의 ‘e보증스테이션’을 통해 확인해보면 된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연 5%대의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영세민과 근로자 대출 대상이 아니라면 자신의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주거래 은행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강남권 거주하고 싶다면 반전세 이용할 것

‘반전세’는 세입자가 목돈 마련이 어려운 경우 전세보증금의 일부를 월세 형태로 납입하는 것이다. 현재 전세가격 상승이 수도권 주택의 경우 3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로 기존 전세금 대비 최고 35%까지 올랐다. 세입자는 당연히 이런 목돈을 계약기간인 2년 내에 마련하기 어렵고 대출도 쉽지 않으므로 반전세 형태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 이런 계약 형태는 주로 역전세란이 일어났던 지역에서 전세율이 50~60% 선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계약의 형태는 전세 임차인의 경우 임대인과 협의를 통해 기존의 전세 계약을 유지하되 지급되지 않은 잔금에 대해서는 해당 금액의 10%를 매월 지급하되 잔금이 완납되면 반전세가 아닌 전세로 전환하는 특약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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