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기운이 모이지 않는 도시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을 놓고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주택형별로 1억~3억원의 웃돈을 붙여 호가가 이뤄지고 있다. 분양가에 호가를 더하면 집값이 강남과 잠실을 추월하는 곳까지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본래 위례신도시는 참여정부 시절 ‘안정적인 주택수급과 서민층의 주거안정 도모’를 목적으로 계획된 도시다. 그러나 지금은 투기과열의 온상이 돼 본래 의도를 무색케 하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인프라가 구축되더라도 풍수지리상 강남과 잠실의 도시 수준을 능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풍수에서는 경제적으로 발전할 지역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산세와 수세를 본다. 산과 물의 앞뒤와 이들이 모이는 곳인지 나가는 곳인지를 살핀다. 산과 물의 앞면에 해당되면서 모이는 곳이 길지라 할 수 있다.
먼저 산의 앞뒤를 구분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경사도다. 산을 자세히 살피면 능선을 중심으로 한쪽은 경사가 완만하나 다른 한쪽은 경사가 급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산이든 이에 해당되지 않는 곳이 없다. 지도에서도 이를 구분할 수 있다. 등고선 간격이 넓은 곳은 앞면으로 완만한 지형이고, 간격이 좁은 곳은 뒷면으로 가파른 지형이다. 산을 중심으로 부자마을이 있으면 그 너머에는 가난한 마을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도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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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는 청량산의 뒷면에 해당되는 곳으로 경사가 가파른 곳이 많다. 내수인 장지천과 창곡천은 끝을 한곳으로 모이지 못하고 각기 흐른다. 탄천은 반궁수로 등을 돌려 외면하듯 흐른다. 이러한 지형은 산천의 기운이 모이지 않아 발복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한다. |
위례신도시의 주산은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498m)이다. 남한산성 성곽에서 보면 행궁이 있는 안쪽은 경사가 완만하다. 반면에 위례신도시가 있는 바깥쪽은 경사가 급하다. 개발 이전 송파구 거여동과 마천동, 하남시 학암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등이 산동네나 고개동네로 불렸던 이유다. 또한 남한산성이 일찍부터 천혜의 요새로 자리 잡았던 것은 이곳의 가파른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
청량산의 서북쪽은 경사가 급하다보니 물이 모이지 않고 빨리 빠져나간다. 풍수에서는 ‘수관재물’이라 하여 물을 재물로 본다. 지형이 평탄하면 물이 모이므로 재물이 모인다고 본다. 어느 도시든 중심상업·업무지역은 종로나 명동처럼 평탄한 것이 특징이다. 강남과 잠실 또한 평탄한 지형이다. 반면에 산동네는 경사가 급하여 물이 모일 수 없으므로 재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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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성곽에서 보면 성안 쪽은 경사가 완만한 성 바깥쪽은 경사가 급하다. 풍수에서는 경사가 완만한 쪽을 앞면 급한 쪽을 뒷면으로 나눈다. 길지는 주로 앞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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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가 강남권에 있는 신도시로 입지적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높은 웃돈이 붙으면서 과열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거품이 커지면 언젠가는 반드시 터지기 마련이다. 위례신도시가 기운이 모이지 않는 땅이라서 그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정경연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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