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살기 좋은 곳 만들기 비보책 필요
요즘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대한·민국·만세 때문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배우 송일국과 세쌍둥이가 출연하는 KBS 예능프로그램에 센트럴파크가 자주 비치기 때문이다. 해수를 끌어들인 깨끗한 인공수로, 넓은 잔디밭, 최첨단 건물들이 조화를 이룬 장면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센트럴파크가 명소로 소문이 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이 몰리며 인근 상권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20세기 후반 도래한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전까지는 국가경쟁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도시경쟁력이 국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초고속 인터넷과 항공교통이 발달하면서 국경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수시로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일상이 됐다. 글로벌시대는 항공이 주요 교통수단이므로 공항 배후도시가 필요하다. 송도국제도시가 건설된 이유다.
송도국제도시는 해수를 끌어들인 깨끗한 인공수로에 배들이 오가고, 넓은 잔디공원, 최첨단 빌딩이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명품도시다. |
송도국제도시는 바다를 메워 건설했기 때문에 풍수적으로 부족한 것이 많다. 그러나 바다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 풍수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땅의 생기가 전달되는 산맥이다. 섬이나 바다 속도 산맥이 존재한다. 풍수에서는 이를 도수맥(渡水脈)이라 부른다. 지상의 산맥이 물속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진도·무창포·간월도·제부도 등에서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상은 육지에서 섬까지 바다 속으로 산맥이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바다 속 산맥은 주변 해저지형보다 높아서 썰물 때면 수면 위로 노출된다. 이 모습이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도수맥이 있으므로 섬에도 해저지형에도 땅의 생기가 모인 명당자리가 존재한다. 송도 역시 마찬가지다. 옛 지도를 보면 송도 건너편 청량산과 봉제산에서 내려온 산맥이 바다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송도국제도시의 문제는 바람이다. 아무리 생기가 모인 땅이라도 바람을 타면 흩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곳은 발복이 오래가지 못한다. 발전하는 어촌이나 해안 도시 대부분은 주변 섬들이 좌청룡·우백호 역할을 하면서 바람을 막아준다. 그러나 송도는 주변의 영종도, 무의도, 영흥도, 대부도 등이 낮아서 바람을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서북풍이 매우 차고 강해서 도시 활동에 불편을 준다.
송도가 보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청량산에서부터 송도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을 조성하고, 해안선에는 울창한 숲을 조성함으로써 좌청룡·우백호를 대신해 강풍·해일·풍랑 등에 대비해야 한다. |
송도가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풍수 비보책이 필요하다. 우선 찬바람을 막기 위해 신축하는 건물들은 북서쪽을 등지도록 하고, 건물끼리도 서로 청룡·백호가 돼 바람을 막아주도록 배치한다. 그 가운데에 양지바른 공간을 넓게 확보하면 낮에 태양에너지를 저장해 밤에 기온이 큰 폭으로 하강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해안선을 따라 숲을 조성해 청룡·백호를 대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송도는 녹지율이 매우 높지만 대부분 도시 안쪽에 공원이 조성돼 있다. 도시 경관과 도시열섬 예방, 온실가스 흡수에는 효과가 있지만 강풍과 해일·풍랑 등의 외부 피해에는 약하다. 아울러 청량산에서부터 송도까지 연결되는 녹지축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산맥을 대신해 청량산의 생기를 송도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경연 | 도시계획학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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