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반포·성수·여의도..서울 집값 노른자위 ‘중심이동’

웃는얼굴로1 2011. 2. 14. 01:10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한강변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지역별 '랜드마크 주거단지'의 지위도 바뀌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서울아파트 시장을 주도해 온 강남구 도곡동 등 강남 도심권의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이 위축되고 그 대신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따라 영등포 여의도와 서초 반포, 용산 이촌동, 성동 성수지역의 새 아파트는 인기 상승과 함께 가격도 뛰고 있다.

스카이라인의 변화는 집값에 투영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중층 노후 아파트가 즐비하던 반포동 일대가 재건축 후 도곡동을 제치고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매캐한 공장 연기가 가득했던 성수동은 첨단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와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상전벽해를 실감케 한다.

■강남 도곡 vs. 서초 반포 집값 '역전'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강변 집값은 스카이라인을 따라 재편되고 있다.

부동산114를 통해 각각 2008년과 올 1월 말 기준 집값을 비교한 결과 한강변 개발 수혜가 예상되는 서초구 반포동의 아파트 값은 3.3㎡당 3273만원에서 3794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비해 강남구 도곡동은 2008년 1월 말 3.3㎡당 3329만원에서 올해 1월 말에는 3092만원으로 되레 236만원 떨어져 역전됐다. 반포가 강남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주거지로 부상한 것이다.

또 최고가 아파트의 지위도 조만간 전통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로 넘어갈 전망이다.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아직 정비계획을 놓고 시와 주민 간에 갈등을 빚고 있지만 초고층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수립된 만큼 조만간 정비계획이 확정돼 본격 재건축이 추진되면 중심축으로 다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일대 아파트 값은 1월 말 현재 3.3㎡당 4000만원에 못 미치지만 초고층 개발이 되면 반포동 일대 최고급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성수·상암도 초고층 개발 집값 위력

초고층 개발로 인한 집값 변화의 위력은 성수동과 상암동 일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서울에서 주거환경이 열악하기로 악명이 높던 성수동과 상암동은 3년 새 '천지개벽'을 경험했다. 대표적 공장지대인 성수동은 2005년 서울숲이 개장한 데 이어 고급 주상복합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집값이 속속 오르고 있다. 1월 말 현재 성수동2가의 3.3㎡당 아파트 값은 1832만원으로 2008년 같은 기간(1519만원)에 비해 20.6%나 올랐다. 상승폭으로는 반포동에 못 미치지만 상승률로는 반포(15.0%)를 훨씬 웃돈다. 더욱이 한화건설이 성수동에 건설 중인 최고 45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포레'가 오는 6월 준공하면 이 일대 아파트 값은 수직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

또 상암동은 1978년에서 1993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모았던 난지도매립지를 개발한 곳이지만 이 일대 아파트 값은 마포구 내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2002년 개발을 시작해 오는 2014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지역 최고 높이의 서울 DMC 랜드마크빌딩이 지난해 10월 착공하면서 인근 아파트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여의도 주택시장 '블루칩' 부상

금융업종 밀집지역 특성을 살려 '서울의 맨해튼'으로 조성되는 여의도는 지난 1월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확정 발표로 개발 밑그림이 공개되면서 이 일대 주택시장이 또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치솟았던 2008년 1월에 비해 올해 1월 말의 집값이 더 올랐다. 여의도동의 아파트 값은 3.3㎡당 2651만원으로 2008년 1월의 2497만원에 비해 154만원이 상승했다. 더군다나 인접한 영등포와 마포구 일대도 '후광효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1월 말 현재 영등포구 전체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1682만원으로 2008년 1월 말(1593만원)에 비해 5.6% 상승했다. 마포구 역시 3.3㎡당 1672만원으로 2008년(1600만원)보다 72만원 올랐다.

다만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는 용산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면서 집값이 소강상태다. 2008년 1월 3.3㎡당 2482만원에서 올해 1월 현재 2548만원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kwkim@fnnews.com김관웅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