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투자

[기자수첩]"정부의 상가 투자수익률 믿지 마세요"

웃는얼굴로1 2015. 2. 13. 01:17

최근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은행 예탁금 금리가 연 1%대에 머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안정적인 임대수익원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2~3일 청약을 진행한 수원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이 평균 422.3대1, 최고 800.4대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2012년 4월 오피스텔의 인터넷 청약신청 시스템 도입 이래 최고경쟁률이다. 위례신도시에서 선보인 '송파와이즈더샵' 상가는 4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나흘 만에 완판됐다.

↑ 산업부 서상준 차장

 

이렇듯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보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를 연상케 한다.

문제는 수익형부동산의 홍수 속에 정보를 판단하기도 어려운 데, 정부의 통계자료가 정확치 않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가 매월 초 발표하는 상가 수익률을 보면 이런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연간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의 상가건물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6.16%로 2013년(5.32%)보다 0.84%p 상승했다고 밝혔다.

채권(국고채 2.59%·회사채 2.98%)이나 금융상품(정기예금 2.44%·CD금리 2.49%)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며, 저금리 기조와 임대사업자 우대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히 유지된 결과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마치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최소한의 수익률은 보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허수'가 숨겨져 있다. 국토부가 공개한 상가 투자수익률은 빌딩 1층의 임대료만 표본 조사한 것이다.

상가 1층은 다른 층보다 임대료 수익률이 몇 배 이상 높고, 공실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어 고수익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국토부도 이런 상황을 모릴 리 없다. 반면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2010년(6%)보다 낮은 5.7%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조차 이러니 건설업계의 황색선전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일부 건설사는 상가·오피스텔을 분양하면서 '연수익률 15% 보장', '투자 확실' 등으로 수익률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잦은 부동산정책 발표도 문제다. 정책 남발은 부동산 활성화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을 국토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성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2.7개월마다 부동산 정책이 바뀌고 있다"며 "정부는 연이어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상 전셋값만 올렸을 뿐 부동산 활성화 효과는 미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최근의 수익형부동산 시장 과열양상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수익형부동산이 감가 상각, 다주택자 규제, 임대관리 문제 등을 앉고 있지만, 정부의 장밋빛 정책만 믿는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 때문이다.

경쟁률이 치열한 곳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손해도 개인의 몫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ss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