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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교육은 '돈'부터 시작하라

웃는얼굴로1 2014. 8. 12. 11:59

가슴높이 어린이 경제교육

 
흔히 앨런 그리스펀은 미국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직은 다섯 번이나 연임하며 18년간 미국의 통화·금리 등 통화정책에 전권을 행사한 인물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초등,중등학교 때의 기초 금융교육은 성인이 된 초창기에 잘못된 판단을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스펀 의장이 말한 것은 금융교육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도 어린이 경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서점에 가면 어린이 경제 교육 관련 서적이 넘쳐 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경제 원론의 개념이나 지식을 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린아이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려는 주된 목적이 관련 과목 성적을 높여 대학 수험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거나, 경제학을 전공시키거나, 나아가 경제학 박사나 교수를 만들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녀들을 경제적으로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존재로 만들어주고,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부자로 살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부모들의 바람일 것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물론, 구미 선진국의 어린이 경제 전문가들이 한결 같이 ‘금융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융교육이 돈을 다루는 교육 즉, 돈을 제대로 다루는 것을 배우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돈을 버는 법, 돈을 모으고 불리는 법, 그렇게 형성한 재산을 평생 잘 쓰면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금융교육인 셈이다.

사실 어른들도 성장 과정에서 이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자녀들의 금융교육을 소흘히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2003년부터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신용불량자 문제’는 금융교육의 부재가 낳은 재앙일 것이다. 당시 신용불량자 300만 명의 평균 연령은 32세, 신용카드 연체자의 절반은 20~30대였다. 자신의 소득을 넘어선 소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금융교육의 기초 중의 기초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젊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어린이 경제 교육의 핵심은 금융교육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어린이와 10대에 대한 금융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선진국의 어린이 경제 전문가들 역시 조기교육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생각하는 경제 교육은 지식 교육의 성격이 강하다. 경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지식 기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금융교육은 돈을 다루는 태도와 습관을 교육시키는 성격이 강하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한 번 잘못 들여진 태도나 습관은 무척 고치기 힘들다. 더욱이 아이들이 10살 정도만 되어도 ‘또래 집단의 압력’이 거세지게 된다. 부모가 아무리 ‘필요한 물건은 용돈을 모아서 산다’는 원칙을 세우고 습관을 들이려고 해도 ‘주위 친구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말에 할 수 없이 핸드폰을 사주고 게임기를 사주게 된다. 게다가 요즘은 사춘기도 빨리 찾아온다. 부모의 말을 ‘개떡’으로 알아듣는 시기가 오기 전에 미리미리 올바른 태도와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 금융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가 만 원 지폐와 오백 원 동전 중 어느 것이 좋은 것인?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금융교육에서 강조하는 태도와 습관은 어떤 것들일까.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할인마트에서 쇼핑을 하는 가정들이 많다. 대부분의 할인마트에서는 쇼핑 카트를 빌릴 때 백 원을 내고 쇼핑이 끝난 후 카트 보관소에 반납하면서 백 원을 돌려 받는다. 할인마트 주차장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버려진 카트들이 꽤 있다. 보관소까지 끌고 가서 반납하는 것이 귀찮아 버려 두고 가버린 카트들이다. 이런 카트를 보관소까지 가져가면 백 원을 벌 수 있다.

우리 집은 할인마트에 쇼핑을 하러 갈 때마다 아이와 함께 버려진 카트 모으기를 한다. 내가 옆에서 도와주기는 하지만 카트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 살짝 잡아주는 정도다. 차가 많이 다니는 주차장이므로 안전을 위해 약간 도와주는 것이다. 카트는 딸아이가 있는 힘을 다해 밀고 가야 한다. 이렇게 번 돈은 딸아이가 힘들게 노력을 해서 번 돈이므로 딸아이의 개인 재산이 된다. 무엇을 하든 부모가 간섭하지 않는 돈이다. 딸아이는 할인마트에 가면 제일 먼저 버려진 카트가 있나 없나 살펴본다. 습관으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나 자수성가한 부자들이 말하는 비결을 보면 의외로 싱거운 것들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돈은 남들이 기피하는 궂은 일을 할 때 생긴다”는 것이다.

카트 모으기는 부모와 아이들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돈이란 바르게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올바른 태도를 지니게 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힘들게 번 돈이므로 귀중한 것이고, 귀중한 것이므로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태도는 온몸으로 느껴야 체득이 되는 것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경제교육은 돈을 다루는 올바른 태도와 습관입니다. 이는 지식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실천하며 스스로 느끼고 깨우쳐야 합니다. 김지룡 컨텐츠 프러덕션 놀다(주) 대표가 '가슴 높이' 어린이 경제교육을 주창하는 이유입니다.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김대표는 딸에게 직접 금융교육을 시킬 정도로 자식 교육에 열심입니다. 돈을 제대로 다루는 것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은 많은 부분 일치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