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에서 효율적인 전략을 짜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2011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대체로 ‘맑음’이지만 체감 경기가 악화된 상태에다 가계부채가 늘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내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바닥을 다지고 있으나 상승 국면 전환으로 보기에 아직 시기상조인 시장에서 저가매물 위주의 부동산을 보수적으로 노리는 것이 최선의 투자전략이다.
몸값 뛰는 중소형 아파트 주목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8·29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여전히 매수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2011년 한해 가격의 완만한 조정과 함께 바닥다지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새해에도 정부의 주택정책이 집값 안정화이기 때문에 집값 안정세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주택상품으로서의 대형 아파트는 수요자 주춤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중소형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대체상품은 인기가 높아지는 '상품별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의 장기 침체 속에서 아파트는 투기 심리가 사라지고 자금 부담이 적고 거래가 용이한 중소형 아파트 시장으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구매가 실제 거주를 위한 것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자연히 소형에 대한 구매형태로 바뀌어 나가고 있어 어느 때보다 소형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파트값은 하락하고 전세값은 급등함에 따라 전세수요자가 구매로 돌아서면서 중소형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는 강남3구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주거래 상품으로 가격을 주도하면서 가격상승률도 중대형을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실수요자들의 구매 형태 변화에 따라 중소형은 가격 상승률뿐만 아니라 거래량에서도 중대형을 압도하며 중소형만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 아파트는 수요층이 두텁고 자금 부담이 덜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실수요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
지방 주요도시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주택임대사업용 투자대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및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가 가능한데다 새 아파트 분양에서 정식 청약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르는 수요 증가조짐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지방 부동산의 아파트 공급물량 감소와 지방 주택시장의 훈풍으로 매매수요의 증가현상이 두드러져 지방으로 투자의 눈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수도권의 소형주택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다세대·연립, 단독·다가구, 원룸텔·다중주택을 활용한 소형주택 임대사업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지역의 재개발·뉴타운 사업 지연과 만성적 전세난 등의 여파로 중소형 다세대 주택 거래비중이 늘어난 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단독, 다세대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매가의 강보합이 예상된다.
준주택, 안정적 임대상품으로 각광
1~2인 가구를 위한 준주택 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임대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 상품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소형 주거시설로써 내년 부동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소형주택 임대차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뀌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 리스크를 최소화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들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져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아파트가 투자 상품으로 매력을 잃으면서 1~2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오피스텔을 많이 찾고 있어 관심이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아파트 매매가는 내려가고 전세금은 오르는 현상과 맞물리면서 아파트로 시세 차익을 얻기가 어려워지자 고정적인 임대 수익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매매가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오피스텔 관련 지표와 최근의 분양추이를 들여다보면 투자 전망이 밝다는 데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하반기 이후 오피스텔 청약률은 지지부진한 아파트 경기와는 달리 높은 청약실적을 달성했다. 서울 강남과 용산지역 내 오피스텔 청약경쟁은 각각 40대1을 넘고 인천과 수도권 전역에서의 청약경쟁도 5대1 이상이 몰려 아파트 시장 침체의 반사이익을 거두며 강보합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오피스텔의 인기 배경은 저금리와 전세난, 1~2인 가구 증가 등과 맞물린 만큼 단기적인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에 나서고 있는 오피스텔들이 제시하는 연 수익률은 6~8% 정도로 은행 1년 만기 예금금리 3%대 보다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지역의 공급량이 줄어들 전망인 데다 기존 오피스텔의 매매가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의 침체가 이어진다면 대표적인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새로운 투자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정책적 수혜상품이다. 정부가 청약규제 완화, 주차장 기준개선, 사업승인요건 완화 등 지속적인 공급확대 및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상품 경쟁력에 손색이 없는 투자 유망한 소형 임대주택 상품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소형 수요 증가,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심에서 소형주택 공급을 활성화해 내년 유망 임대상품으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1억 원 안팎의 소액 투자가 가능한 대중화된 상품이라는 점도 투자 전망을 밝게 한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분양임대형 도시형생활주택이 나오면서 은퇴 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필요로 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신개념 부동산 임대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과 달리 주거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시 절세혜택이 많고 입지가 양호해 수요가 많은 역세권지역은 연 6~7%대의 수익도 무난하다는 평이다.
상가의 투자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부동산의 안정적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상가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가는 침체된 주택시장의 대체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도심과 택지지구 등 수도권과 광역시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한 자금의 유입이 예상된다. 시중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인 LH상가와 신규 분양단지 상가의 입질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경기부침이 심한 상가시장 투자에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상가투자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점은 꾸준한 임대수요와 유동인구의 확보라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상가는 주로 역세권상가에 집중돼 있다. 최근 대형 민자역사와 LH가 공급하는 단지 내 상가는 안정성이 확보돼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상권 활성화의 위험이 있는 분양상가보다는 분양 초기 투자금이 저렴한 임대분양 상가와 브랜드, 쇼핑의 편리함 갖춘 중심상권 내 목 좋은 소형 상가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경기 부침이 적은 실속 매물 노려라
향후 투자 유망한 핵심 투자처는 안정적 수익이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과 경기의 부침이 적은 도심, 소형, 역세권 투자이다. 돈이 되는 유망투자처를 꼽는다면 소형 임대상품으로 수익이 예상되는 고밀복합형 뉴타운과 역세권 인근지역을 꼽을 수 있다. 서울은 군자·대림·공덕역, 합정·논현·신사역 등 역사 주변이 개발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토지시장은 경기 광주·이천·여주·용인 등 수도권 동남부권은 국도 확장으로 교통망이 개선돼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2011년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치고 오르더라도 과거와 같이 중장기적으로 가격 급등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제혜택과 안정성이 돋보이는 실속형 중소형 부동산과 임대소득용 부동산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를 데로 오른 분양가나 매매값에 투자하면 안정적 임대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실수요자들은 '급매물' 등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한 부동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투자에 따른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메트로컨설팅(www.metro21c.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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