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노후 '住테크' / 100세 시대의 맞춤형 인테리어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노후대비는 더 이상 베이비부머나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모든 세대의 과제다. 생애주기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노후에 삶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주거의 선택은 행복한 노후생활의 기초가 된다. 이에 < 머니위크 > 는 2014 연중기획시리즈 'I♥100세'를 통해 '할머니·할아버지가 멋있게 사는 집'을 다루고자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전원주택, 실버타운, 아파트 등 노후주거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주거공간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노년에 맞는 주택 인테리어와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선택하면 좋은 지역, 주택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 등을 알아봤다.
#1.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에 사는 주부 박은영씨(36)는 지난달 말, 결혼 40주년을 맞은 부모님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부모님이 생활하는 주거공간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꿔드린 것. 박씨는 "몇달 전 어머니가 욕실에서 미끄러져 전치 8주의 골절상을 입은 것이 계기가 됐다"며 "퇴직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버지와, 골절로 편찮으신 어머니에게 편안하고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2. 인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홍영호씨(77)는 요즘 부쩍 집안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 눈이 어둡고 뼈가 약한 홍씨에게 문지방이나 문턱, 미끄러운 장판, 널브러진 전선 등은 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홍씨는 부인과 사별 후 혼자 지내는 전형적인 독거노인. 그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생활 속 불편함도 하나씩 늘어가는 것 같다"며 "행여 다치거나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손 쓸 방법이 없을까봐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고령자의 안전사고 유형을 보면 주거지에서 미끄러지거나 걸려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생활공간은 안전과 편의, 기능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노인친화형 실내가 되려면 '멋있는 집'보다는 '노인의 몸'에 집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편의·기능' 3박자 맞춰 새단장
노인의 주거공간을 바꿀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거주자의 신체적 한계다. 나이가 들수록 골격은 작아지고 신체지수는 떨어지며, 휠체어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미성보다는 기능과 편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테리어전문기업 한성아이디의 남천희 대표는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활동량이 부족하고 체력적·육체적 한계를 자주 느끼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해야 한다"며 "화장실은 미끄럼 방지 효과가 좋은 타일과 양변기를 사용하며 세면기의 위치와 높이를 키에 맞게 낮추고 적절한 곳에 수납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인 방이나 화장실, 주방의 경우 침대, 식탁, 싱크대의 위치를 변경해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명스위치를 침대 또는 소파 등 주로 많이 머무는 곳 가까이에 설치해 이동거리를 줄이고 여닫이 도어가 아닌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면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어 유용하다.
또 다른 인테리어 포인트는 안전이다. 노인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주거 내 안전관리는 필수다. 계단이 있는 복층의 아파트나 주택은 계단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턱이 있는 곳에 야광띠를 부착하면 밤에도 쉽게 눈에 띄어 걸려 넘어지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남 대표는 "기능과 편의, 안전 3박자를 고려한 뒤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했을 때 고령자를 위한 오감만족 유니버설 디자인이 탄생한다"며 "일반가정에서 선호하는 모던 또는 믹스앤매치 스타일의 디자인을 노인 주거공간에 똑같이 적용하면 만족도를 훨씬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욕실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게 좋다. 욕조를 계단형으로 시공하면 키가 작거나 힘이 없는 사람도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바닥은 미끄러져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건식으로 시공하고, 수납공간을 세면대 하부에 설치하면 욕실물건의 보관과 사용이 쉬워진다. 밝고 화사한 컬러를 사용하면 힐링과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침실은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편안함을 배려한 공간으로 꾸미면 된다. 힘들이지 않고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거나 침대 높이를 낮춘다면 노인들이 오르내릴 때 수월하다. 마루와 침대의 원목컬러를 최대한 일치시켜 안정감을 구현해도 좋다.
거실은 손님을 맞는 곳이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시스템화로 능률을 높이는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것이 거실의 공간활용 포인트다. 기억력 감퇴,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노인이라면 전기차단을 하지 않고 외출해도 전기누전사고를 예방하는 일괄소등시스템을 설치하기를 권한다.
또 편리한 이동과 넘어지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문턱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이동이 잦은 공간이나 앉았다 일어나는 등의 신체활동이 많은 공간에는 안전바를 설치하면 유용하다.
현관은 디테일 하나로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 앉아서 편하게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벽면에 간이의자를 설치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바를 설치하면 편리하다.
*시공사진 및 취재협조=한성아이디
[TIP] '저비용 고효율' 노인 주거 인테리어
이참에 부모님이 사용하는 주거공간을 맞춤형으로 확 바꿔드리고 싶지만 비싼 인테리어비용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적은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는 비법이 있다면? 한성아이디에서 그 팁을 공개했다.
◈야광띠 부착
=계단이 있는 집은 벽에 안전봉을 설치하거나 야광띠를 부착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야광효과가 없는 낮 시간을 고려해 다양한 컬러나 무늬(패턴)가 들어간 야광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욕실과 거실 및 침실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시트를 깔아두는 게 현명하다.
◈소품활용
=의외로 각종 소품들을 활용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벽걸이시계와 조명만 바꿔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는 시계라면 적정 온·습도를 유지할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 도움이 된다. 스탠드 조명에 LED전구를 사용하고 스위치가 아닌 터치방식으로 바꾸면 눈이 침침한 노인들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켜고 끌 수 있어 편리하다.
☞ 본 기사는 < 머니위크 >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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