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역학

아파트 풍수 마케팅 어디까지 왔나

웃는얼굴로1 2014. 5. 2. 01:49

지난 30일 1~3순위 청약을 마친 갈매 더샵 나인힐스 아파트는 태릉을 경계로 서울과 맞닿아 있다. 동쪽으로 건원릉(태조 이성계), 숭릉(18대 현종, 명성황후), 수릉(23대 문조, 신정왕후) 등 왕릉이 산재해 있어 이 일대는 명당으로 불린다.

포스코건설은 이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이 일대가 목마른 말이 물을 찾는 형세의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명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말이 물을 마시려고 냇물에 뛰어드는 형상인 갈마음수형 지역은 예부터 기운이 강해 기골이 장대한 장군이 태어난다고 알려져 있어 자손들이 부귀하고 흥하게 되는 길지라고 평한다.

오는 9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는 김포 한강센트럴자이도 풍수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총 4079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인 만큼 분양 흥행을 위해 시공사 GS건설은 지금까지 개발한 최신 특화평면과 특화 아이템을 총동원하는 한편, 풍수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 저명 풍수지리 전문가의 자문까지 구했다.

구리 갈매 더샵 나인힐스 조감도

이 단지의 풍수지리적 특징은 재물을 쓸어담는 삼태기 명당으로 요약된다. 산이 삼면을 에워싼 형세의 삼태기 명당은 예로부터 재물이 불어나고 대대로 복을 누리는 최고의 명당 터로 손꼽힌다. 게다가 단지 주변은 부귀와 재물을 누린다는 둥근 산세에다 예부터 물맛 좋기로 소문난 곳이어서 대대로 복록을 누릴 낙토라는 평가마저 곁들여졌다.

최첨단 과학기술의 시대에도 아파트의 풍수지리 마케팅의 위력은 줄지 않고 오히려 커지고 있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다수가 여전히 풍수지리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규모가 크거나 분양가가 비쌀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강센트럴자이 등 아파트 단지 풍수지리 컨설팅에 여러 차례 참여한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회장은 "돈이 많거나 권세가 있는 사람들은 평생 일군 재산이나 권력을 뜻하지 않은 불운에 의해 잃지 않기 위해 풍수지리 등 운을 좌우하는 요소에 크게 관심을 기울인다"며 "이들은 집을 사거나 새 사옥을 마련할 때 어김없이 풍수지리적 요소를 꼼꼼이 점검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분양한 초고가 아파트 성수동 트리마제 역시 풍수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서울숲을 품은 성수동 일대는 이미 국내 2년 연속 최고가 아파트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갤러리아 포레 아파트 인근 지역.

이 일대는 백두대간의 산세가 이어진데다가 중랑천, 한강이 합수하는 형세로 재화가 모이는 득수국의 명당으로 평가된다. 풍수 프리미엄 마케팅에 국내 부유층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가 3.3㎡당 4000만~5000만원 전후로 책정됐으나 분양 한 달여만에 계약률이 70%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 한강센트럴자이 조감도

지난 2010년 10월 분양해 2012년 8월 입주한 판교의 고급단독주택 산운 아펠바움도 풍수 프리미엄의 전형적 사례다.배산임수 입지에 금쟁반위에 옥구슬이 구르는 금반형 형태의 판교 형세로 부귀영화를 누리며, 인재와 부자가 꾸준히 배출되는 선인독서형 명당의 운중동에 입지했다는 평가로 다수의 부유층들이 입주했다.

오는 5월 분양하는 용산 래미안, 용산 푸르지오써밋과 이미 국내 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용산 파크타워, 시티파크는 전통적인 배산임수형 명당으로 유명하다.

서울의 전통적인 명당으로 꼽히는 한남동과 성북동은 각각 거북이 물을 마시는 길지 형태인 영구음수형, 북한산~서울 성곽이 부채꼴로 에워싸 달빛 아래에 비단을 펼쳐놓은 완사명월형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