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시장 구조변화 못 읽는 정부…현실성 없는 대책 '반복'
학군ㆍ생활수준 좋은지역 노린
중산층 전세 수요 꾸준히 늘어
저소득층은 자가비율 되레 증가
과거 전세난 때와 달라진 점은 전셋집에 살고 있는 중산층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수도권을 비롯,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적으로 전세값 급등이 확산되는 점도 과거와는 다르다. 이런데도 정부는 잠실 과천 등 일부 지역의 국지적인 현상이라거나 일부 빈곤층의 고착화된 불만으로 인식, 오판을 자초했다.
국토해양부의 '2008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기 집에 사는 중산층의 자가(自家) 점유율은 54.70%로 2년전 조사때보다 0.59% 포인트 감소했다. 중산층의 자가보유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뛰는 집값을 소득이 받쳐주지 못해 집을 장만하지 못하거나 가계부채 증가로 세입자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연구실장은 "2009년 서울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이 9.4(소득을 한 푼도 안쓰고 9.4년간 모아야 내집마련)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수도권에서 서울, 서울 외곽에서 강남권 등으로 옮겨가려는 욕구가 강한 중산층의 내집마련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산층의 영향력을 감안,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강남 등 요지에서 자가주택에 살고 있는 비율이 높은 고소득층이나 주로 외곽에 거주하는 저소득층과 달리 중산층은 학군 수요 등에 따라 요지와 외곽을 오가기 때문에 전셋값 움직임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강남과 목동,중계동 등 학군 우수지역과 주변에 이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전셋집과 임대주택이 많아야 결과적으로 전세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2인 가구 위주의 소형주택 공급에 무게를 둬 전세난을 잡겠다는 정부대책은 3~4인 가구인 구성된 중산층의 전세난 해소에 한계가 있다"며 "주택수급과 교육문제를 한꺼번에 풀수 있는 묘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의 전세난도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전세값이 20% 넘게 뛴 부산에서는 서울처럼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올해 입주물량이 작년보다 25% 이상 줄어 전세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대전 지역도 비슷하다. 지난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16.16%를 기록할 정도로 전세난이 심각하다. 유성구 I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입주 물량이 거의 없었던 영향이 하반기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졌다"며 "노은동에 있는 전용 85㎡형이 6개월 만에 1억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김태철/성선화 기자 synergy@hankyung.com
'일반(부동산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 조망-일조 환경, 3D지도로 둘러보세요 (0) | 2011.01.13 |
---|---|
[전세流民-정부가 모르는 5가지 진실]`전세난後 집값 상승` 공식 무너지나 (0) | 2011.01.12 |
4. 지나친 저금리가 전세 씨 말렸다 (0) | 2011.01.12 |
3. 집값 안떨어져 내집마련 어려워 (0) | 2011.01.12 |
2. 동시다발 재개발…전세수요 폭증 (0) | 2011.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