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동산 관련)

2. 동시다발 재개발…전세수요 폭증

웃는얼굴로1 2011. 1. 12. 00:21

주택 수급 '미스매치'ㆍ재개발 집중이 전세난 불 질렀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대치동 청실 1 · 2차 아파트 단지. 오는 6월께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데 이어 3월께 관리처분총회를 거치면 구체적인 이주 일정이 잡힌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실 1 · 2차는 1378채의 대규모 단지여서 주변 전세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도권 5만3500여채 이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서울지역 재개발 · 재건축 단지도 가뜩이나 달아오른 전세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춤했던 각종 정비사업들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철거되면 단기 전세 수요가 그만큼 생겨나기 때문이다.

11일 대형건설사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올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총 5만3673채의 물량이 재개발 · 재건축 단지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3만7435채로 계획했던 지난해 재개발 재건축 단지 사업물량보다 43%가량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재개발 · 재건축 사업장들은 이주 · 철거를 앞둔 관리처분절차가 임박한 곳인 데다 낡은주택이라 대부분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철거가 이뤄지면 연쇄적으로 신규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전세난을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반포 · 잠원동 일대에서는 한신1차와 대림아파트 등이 하반기께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7개 단지 1만여채의 저층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고덕동 일대에서도 하반기 이주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 1억원 이하로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아파트가 줄어들게 된다"며 "이주를 시작하지 않은 재건축 대상 단지, 암사동 등 인근 다세대 주택, 하남시 등 인근 지역 아파트 등의 전셋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시다발 사업추진 '악순환'

재개발 · 재건축 사업장 이주 수요는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가 2002년 이후 단기간에 서울 전역에 걸쳐 35곳의 뉴타운 사업장을 한꺼번에 지정하면서 전세시장에는 잠재적 불안원인이 고착화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산층과 서민층이 거주할 수 있는 저렴한 소형 임대주택이 철거되며 줄어들어 무더기 이주 수요를 양산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사업을 통해 멸실되는 주택은 해마다 2만~3만여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재개발 재건축 이주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조절하겠다고 나섰지만 관련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