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부머 은퇴시기 주목받는 주택 트렌드
대형아파트 절반으로 분리… 공동주거용 설계 변경 늘어
도시 집 두고 주말 농촌생활, 전원주택 건설 갈수록 인기
독신남녀·은퇴 노부부 겨냥, 소형 임대주택 공급도 활기
요즘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700만 명을 넘는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가 주택상품이나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이미 부머들이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중대형을 내놓으면서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인구 고령화와 베이비 부머 은퇴 시기에 주목받을 만한 주택의 트렌드를 살펴봤다.
■대형주택 분리해 임대사업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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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D&D가 은퇴한 베이비 부머나 고령 인구의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개발한 단독주택 브랜드 '스카이홈' 견본주택. | |
은퇴 생활자들의 꿈은 '안정적인 수입'이다. 임대 가능한 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한 가구에 부엌과 출입문이 2개가 있는 중대형 아파트라면 칸막이를 쳐서 반쪽은 주거로 쓰고 다른 반쪽은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
벽산건설이 2008년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서 분양한 '벽산블루밍 디자인시티'는 수익형 평면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이다. 수익형 구조란 공급면적 147㎡(54평)과 164㎡(62평)의 대형 아파트에 원룸 형태를 배치해 임대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장실·부엌을 별도로 제공하고 평면에 따라 출입구도 달리해 완전히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다. 결혼한 자녀와 함께 지내는 2대 공동 거주용은 물론 부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임대사업도 가능하다. 영산대 서정렬(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이 많은 대형 주택을 벽산블루밍처럼 설계 변경하면 분양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큰 집을 판 돈으로 소형 2가구를 사서 하나는 임대사업을 하는 경향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족 두 살림' 겨냥한 전원주택
베이비부머 은퇴세대를 겨냥한 단독 주택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도시에 중심 거주지를 두고 주말이나 주중에 세컨드하우스인 단독주택을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주5일 근무제의 정착과 교통여건 개선·새로운 삶은 추구하는 도시인들의 라이프 패턴 변화에 따른 것이다.
SK그룹의 자회사인 SK D&D는 국내 최초로 '스카이홈'이라는 단독주택 브랜드를 만들어 시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선보인 스카이홈은 주문받은 건축 자재를 공장에서 생산해 시공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7∼9주로 짧다. 자재도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공사 단가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대 10년간 무상 애프터서비스 서비스도 실시한다. 현재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시공 상담을 받고 있다. 동화홀딩스의 자회사 동화SFC하우징도 고급 목조형 단독주택인 '네이처하우스'를 선보였다. 아파트가 아닌 다른 대안 주택을 찾는 수요층을 파고드는 전략이다.
■'임대 전용' 주택 건설도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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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건설이 수익형 평면구조를 적용한 '벽산블루밍 장전 디자인시티' 평면도. 한 아파트에 부엌과 출입문이 2개여서 벽이나 칸막이를 설치해 임대 사업을 할 수 있다. | |
임대 전용주택 사업도 활발하다.
롯데건설은 최근 '롯데캐슬 루미니'라는 소형 주택 브랜드를 개발했다.
금호건설도 '쁘띠메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지를 물색 중이다.
대림산업 계열사인 대림I&S는 전문직 독신남녀나 은퇴한 노부부를 타깃으로 한 소형 임대주택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소형 주택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LH는 최근 '스튜디오 주택' 평면을 개발해 올해부터 도심 역세권과 상업·업무지역의 다가구 주택을 매입해 '스튜디오 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스튜디오 주택이란 전용면적 50㎡ 이하 공간에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별도 구획없이 개방된 구조이다. 선진국에서 땅값이 비싼 도심지에 원룸 형태로 들어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한 종류이다. 주택 형태는 ▷실버 가구용 ▷학생 및 독신자를 위한 초소형 미니 ▷1~2인 가구를 위한 기본형 ▷다락이 있는 입체 활용형 등 4종류다. LH 황태규 과장은 "1~2인 가구 급증에 따른 주거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스튜디오 주택을 개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