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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2011 경제전망 (상)] 상저하고형, 완만한 4%대 성장 유력

웃는얼굴로1 2011. 1. 2. 09:48




[경제투데이 장익창 기자]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경제 시계는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다는 전망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장률은 둔화되겠지만 상반기 어려움을 딛고 하반기에는 고성장을 이루는 전형적인 상저하고형의 성장이 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6,1% 성장률 달성이라는 초고속 경기회복세를 보였다면 올해는 4%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5%내외 성장이냐 4%대냐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 정부는 비교적 낙관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지만 그외 주요 기관들은 보수적인 성장률 전망으로 일갈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세계 경제 회복과 내수 증가를 바탕으로 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는 올 하반기 세계 경제 회복이 본격화될 것을 전제로 ‘상저하고’의 성장률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맞춰 정부정책을 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4.5%나 한국개발연구원(KDI)(4.2%), 금융연구원(4.4%), 한국경제연구원(4.1%), LG경제연구원(4.1%), 삼성경제연구소(3.8%) 등 민간연구기관보다 0.6~1.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또한 골드만삭스(4.5%), 씨티그룹(4.3%), BoA메릴린치(4.1%), 도이치뱅크(4.0%), UBS(3.5%), 노무라(3.5%)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 비해서는 최고 1.5%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일단 정부의 전망치는 경제당국이 발표하는 수치이므로 일종의 ‘목표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재정지출 규모가 위축되고 환율 불안 등을 감안하면, 5%대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고용 회복이 지속되고 수출과 내수 증가세가 유지되는 점 등을 감안해 기관 중 가장 높은 연간 5% 내외의 성장을 예상했다.


또한 정부가 2013~2014년 균형수지 달성을 제시한 만큼 세수와 직결되는 성장률과 관련 비교적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하락하고 설비투자 증가세가 크게 낮아지며,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건설투자의 회복세도 미흡할 전망이다. 소비도 크게 증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3.8% 성장을 예상해 대조를 이뤘다.


LG경제연구원도 "국내경제의 고성장을 주도해 왔던 수출 활력이 둔화되고 기업 설비투자의 추가 확대 또한 제약될 것"이라며 "자산효과 등에 힘입어 소비는 상대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다른 기관들은 미국 소비시장 침체와 유로지역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성장률 둔화돼도 견조한 성장세는 지속될 듯


내년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은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감소가 꼽히고 있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대외 무역의존도가 85%에 달하는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수출이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로 예상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160억 달러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기관들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1년 수출 증가율은 8~10%에 그치는 반면 수입은 13~17%까지 늘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지난해 보다 110억~200억 달러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LCD부문에서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인해 수출의 활력이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환율은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절상 기조로 달러당 1050원~1100원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연간 환율이 원화절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환율수준이 저평가 돼 있고 외국인들의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를 감안해 배럴당 연평균 70달러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유동성 과잉과 달러 약세 현상으로 87달러선을 넘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연평균 2.9% 상승했지만 정부와 모든 기관들은 올해는 이보다 높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고 수요측면의 상승 압력은 높지 않겠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높아 연 3.0%대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높아지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파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 물가안정목표 중심치(3.0%)를 상회하는 3%대 중반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소비와 관련 각 분야별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4%대 증가를, 설비투자는 투자여건 개선으로 7% 내외, 건설투자는 2%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28만명의 취업자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내년도에도 고용 사정은 쉽게 나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취해왔던 일자리 창출 지원책이 내년에는 대부분 종료되고, 기업들도 아직까지는 고용문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올해와 비슷한 3.5~3.7%대로 예상되면서 7%대에 달하는 청년실업 등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각양각색의 경제전망 가운데서도 올해 우리 경제는 돌발적인 악재가 없다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에는 각 분석기관마다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글 / 장익창 기자 sanbada@et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