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福 들어오게 만드는 집 인테리어 '3見', 들어오는 福도 내쫓는 '3不見'

'큰 길가에 하우스가 있는 경우 대문 양쪽에 해치(해태)를 설치합니다. 해치가 있는 집은 반드시 중국인 집이지요. 홍콩 출신이든 대륙 출신이든. 충살(衝殺·도로, 바람길, 물길 등이 집과 T자 형국인 곳) 집은 마켓에 나와도 중국인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아요. 우리 동네 대표적인 충살 지역인 타운하우스는 한 번도 중국인이 주인이거나 중국인 부동산업자가 개입된 적이 없어요. 북부 밴쿠버, 서부 밴쿠버는 중국인들이 꺼려 왔어요. 아무리 집이 좋아도 집안에 큰 나무가 있으면 구입하기를 꺼린답니다. 웬만한 서양 사람들은 펑슈웨이(풍수)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생활환경학 정도로요.'

서울대 종교학과에서 풍수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한 뒤 캐나다 밴쿠버 UBC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방문 교수로 가 있는 이화 박사가 얼마 전 필자에게 보내온 그곳 소식 일부이다.

 

홍콩의 중국 반환에 위기를 느꼈던 많은 홍콩인은 영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이민을 갔다. 그곳에 새로 집과 상가를 지으면서 그들의 풍수관 때문에 기존 도시 개발에 변화가 생겼다. 밴쿠버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다. 삼견·삼불견(三見·三不見)설이 있다. 주택 입지가 좋아 구입을 맘먹고 집안으로 들어가 현관문을 여는데 화장실이 보이거나 부엌이 보이거나 큰 거울이 보이면 발길을 돌린다. 이것이 바로 보여서는 안 될 세 가지 '삼불견(三不見)'이다.

반면 집안 주요 색조가 빨간색, 녹색 그리고 좋은 그림 한 점이 보이면 인테리어가 좋은 집으로 여긴다. 이른바 '삼견(三見)'이다. 부엌이 보이면 재물이 나가고, 화장실이 보이면 명예가 추락하고, 거울이 보이면 들어오던 돈이 발길을 되돌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빨간색이 보이면 기쁨이 두 배가 되고 집안 분위기가 온화해진다. 녹색이 보이면 양안명목(養眼明目)이라 하여 좋아한다. 안목이 좋아져 훌륭한 귀인을 만난다는 것이다. 좋은 그림 한 점은 좋은 기운의 응집과 발산처로 여긴다.

이렇게 다양한 풍수신앙 속에 내재하는 중국인들의 풍수 본질은 무엇인가? 중국의 4대 발명품이자 동시에 세계 4대 발명품이기도 한 것이 종이, 나침반, 화약 그리고 인쇄술이다. 그 가운데 나침반은 전적으로 풍수를 목적으로 발명되었고 사용되었다. 명나라 초기 정화(鄭和) 제독이 거대 함대를 이끌고 동남아시아, 인도,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항해할 때를 빼고 중국에서 나침반은 오로지 풍수용으로만 사용되었다. 송나라 이후 청나라 말엽까지 쓰인 20여권의 나침반 서적 가운데 항해용은 단 1권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항해용으로 바꾼 이가 서양인들이었다. 그들은 나침반에 대해 발명자 중국에 아무런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았다. 나침반으로 항해가 쉬워진 그들은 식민지 쟁탈에 나섰고 급기야는 중국까지 집어삼킨다.

오로지 풍수용 나침반에 집착하였던 중국의 예에서 보았듯 중국인들에게 풍수는 단순한 전통문화 그 이상의 '종교'였다. 칼럼니스트 엘트먼(D. Altman·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말한다. '나라마다 그 나라의 경제성장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딥팩터(deep factors)가 있다. 지정학적 요소, 문화적 전통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중국인에게 풍수는 결정적인 '딥팩터'이다. 타이완이나 홍콩이 아닌 중국 본토에서도 그러한가? 한국이나 일본보다 더 큰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한다. 다음에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