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작년보다 19% 줄어 공급 부족 집값 상승 우려
"미분양 10만 가구 달해 값 오르지 않을 것" 반론도
정부가 집을 지으라고 인·허가를 내준 건수가 2008년 이후 3년 연속 40만 가구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토해양부가 20일 발표한 주택건설 실적(인·허가 기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인·허가 누계치는 22만9039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23만6282가구보다 3.1%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연말에 인·허가를 집중적으로 신청해 12월에 물량이 많이 늘어난다. 하지만 11월까지 인·허가 건수를 보면 올해 주택 건설 실적은 작년 38만 가구보다 다소 적은 수준인 36만 가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초 집값이 안정세를 유지하려면 주택 인·허가 건수가 연간 40만 가구 정도는 돼야 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민간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에 나서지 않으면서 인·허가 건수가 그보다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주택 건설 인·허가 건수 3년 연속 40만 가구 이하
수도권에서 내년 이후부터 2~3년간 단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주택시장에서 공급량 부족은 필연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내년 집값 상승설(說)이 힘을 받는 이유는 최근 3년간 주택건설 실적이 40만 가구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주택건설 실적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에는 50만~60만 가구, 2000년대 중반에는 매년 46만 가구 안팎 수준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주택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주택건설 실적이 40만 가구 이하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건설사가 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으면 분양과 공사 과정을 거쳐 2년6개월~3년 이후 준공된다. 단독 주택은 1년, 최근 유행하는 도심형 미니 주택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공사기간이 6~8개월 걸린다. 따라서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은 향후 2~3년 뒤 주택시장의 수급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2008년부터 주택 건설 인·허가 실적이 줄었으니 3년이 되는 2011년(내년)부터 준공되는 아파트 수도 줄어들고, 이런 현상은 최소 3년간 지속된다. 현재 국토부도 이 점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초에 주택건설 목표물량을 40만 가구로 정한 것은 이 정도는 집을 건설해야 집값이 안정된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면 정부가 앞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른 수단을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파트 인·허가 건수 작년보다 19% 적어
주택 건설 인·허가 물량 부족현상에 대해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현재 주택시장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최근 2년간 침체기에 빠져 있던 주택시장은 올 하반기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지방, 특히 부산·경남권의 경우 올해 집값 상승률이 시·군·구에 따라 최고 20%를 훌쩍 넘어설 정도로 급등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는 25%, 김해시는 23%나 집값이 올랐다. 이 정도 수준이면 '과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거래 중단 사태에 있던 수도권 주택시장도 올 연말 들어 거의 정상화됐다.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아파트 단지의 가격은 1~2주 사이에 호가가 4000만~5000만원씩 오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국토부의 주택 건설 실적 통계를 살펴봐도 다소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주택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인 상품인 아파트의 건설 실적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1~11월) 아파트 건설 실적은 13만 가구로 작년(16만 가구)에 비해 19.6%나 줄었다. 반면 아파트 이외 주택은 작년 7만5000가구에서 9만9000가구로 32.8%나 늘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가장 일반적인 상품인 아파트 건설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앞으로 2~3년간 주택시장 전반에서 공급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분양 주택이 집값 향방 결정할 듯
그러나 내년 이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집값 상승 가능성이 크게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도 전국의 10만 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주택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은 9만9000가구가량. 매달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주택 건설 실적의 4분의 1이나 되는 수준이어서 만만치 않은 숫자다. 수도권에만 2만9000여 가구나 된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주택이 어느 정도 소진되기 전까지는 신규 공급량이 부족해도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며 "내년 집값 상승 폭은 수도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큰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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